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38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야하는 여자


BY 짱아 2000-09-24

꼬마들은 학원이다,학교다 하며 여자의 아침을 깨우고 간다.걸어 다닐만한 아이들은 썰물빠져나가듯 다 빠져나가고 밖은 고요하기 그지 없다. 여자는 베시시한 모습으로 머리칼을 손으로 추스리며 놀이터로 향한다. 발도 떼지못하는 어린아기들 틈에서 여자는 그네를 탄다. 흔들흔들,위로 아래로,하늘로 땅으로. 어린 아기들은 여자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봐도 여자는 아무도 없는 빈공간에 앉은듯 관심이 없다. 어린시절 지독히도 가난했던 여자는 초등학교를 무려 5번씩 전학을 다녀야 했다. 아버지의 이동으로 인한 전학이 아니라,집세를 올려주지못해서. 그렇게 커가면서 여자는 말을 잃어갔고, 웃음을 잃어갔다. 그네를 타고 하늘위로 올라가면,지난날의 내가 생각난다. 비가오면 학교를 마친 여자는 집으로가지않고 우산을 들고올 엄마를 기다리다 밤이된다. 그러면 어느새 비는 그치고 별을 우산삼아 집으로 돌아오고,늦게 왔다고 여자는 엄마에게 야단을 맞는다. 조금더 커서 중학교에 가서는 비가오면 엄마가 오지않을거란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기다리다 늦고,고등학생이되어서는 오지않을엄마를 원망하며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다 늦고. 여자는 그렇게 매일 비만오면 말없이 학교 현관을 지켜야 했다. 그네가 아래로 내려와 땅에 닿으면 그 기억때문에라도 여자는, 비오는날 우산을 딸아이에게 들려보냈으면서도 학교로 간다. 그렇게 여자는 어제와 내일을 기억하며 사느라고 매일을 놀이터에서 논다. 어린 아기들과 함께. 웃음없는 얼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