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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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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의 미소는,,,


BY wynyungsoo 2001-09-07

가을비는 장인 수염 밑에서도 쉬어간다고 했던가.
요즘 잠깐 씩 다녀가는 소낙비는 밉지만도 않고 고맙기 그지없다.

환한 아침햇살인가 하면, 금방 잿빛미소로 굉음도 요란하게 우르르 꽝, 하면 이내 소낙비는 온 대지를 긴장시킨다. 삽시간에 쏟아지는 소낙비는 온 대지를 집어 삼킬 듯, 온 도로를 온통 미니 내를 이루다가 또 삽시간에 어리론지 빠져 사라져 흔적을 지운다.

아마도, 결실의 계절에, 불청객인 소낙비도 일정이 바쁜 모양이다.

따가운 가을 빛에 졸고있던 녹색의 미소들은, 예고 없이 출연한 소낙비를 반기며 두 팔벌려 포용으로 부담없이 샤워를 즐긴다. 샤워로 파들거리며 반짝이는 녹색미소들의 율동은 아마도, 긴 수면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겠는가! 싶다.

잠깐 왁자지껄, 요란하던 대지의 불청객은, 언제 다녀간나 싶게 꼬리를 내리고, 계절의 색채는 서쪽 하늘을 깊고 움푹하게 동굴을 형성하듯 시야에 꽉차니, 저 멀리 오련-하니 석양에는 영롱한 색채로 물이 들기 시작한다.

땅거미가 질 무렵에도 오후의 공기는 더 없이 맑으니, 그 투명성은 근시안 거리의 물체도 시야에 선명하게 꽉 차고, 무게실린 심신이 짐을 내려놓은 듯 가벼움에 석양의 색채를 향해 한 없이 질주하여 색채의 세계로 풍덩 빠지고 싶어진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