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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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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아줌마


BY 기로 2001-08-19

해파리 냉채..
만들어 보신 님들은 알겠지만
해파리에 겨자와 식초를 섞어 버무리는 순간
견디기 힘든 아리고 매운 냄새가
눈물 콧물 다짜며 질질 울게만든다.
울 시어머니 내가만든 해파리 냉채 무지 좋아하시는 지라
저녘에 오신다는 말씀에
맛나게 버무려서 뚜껑덥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뒷 정리를 하는데 아직두 매운기가 가시지 않았는지
눈물은 계속 질질~~~~~~~~~
업어지면 코다을 곳에 사는 조카녀석이
현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선 눈물 범벅이된 내 얼굴을 보고
당황했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숙~~~~~~~모~~~~오~~~~~~~~
엄마가 이거 갇다주래~어

숙~~~~~~~모~~~~오~~~~~~
왜~우~~러~~어~~~~응?

미간을 찌푸리며 올려다 보는
네살 배기 조카 녀석을 보니 장난끼가 동한다
씽크대에 등을 기댄체 주저앉자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엉엉 우는 시늉을 하며 손가락 사이로 녀석에 표정을 살피니
입 모양이 삐쭉삐쭉 거리는게 곳 울어버릴거 같다

숙모는~
아버지가 너무 보고시퍼 우는거야~~~ ㅜㅜ


(조카) 아빠가 보고시프믄 보루가믄 되자나 ~~~~ ㅜㅜ

가고 시퍼도 갈수가 업어~~흑흑
우리 아버진 하늘 나라에 계시거든

(조카) 숙모네 아빠 죽었어~~~ ㅜㅜ

아니~이 아빠가 돌아가신게 아니구~
이건 비밀인데 친구들 한테는 얘기 하면 안돼
사실은 숙모는 천사야~~ 그러니까
울 아버진 하늘에서 살지

(조카) 천사가 무슨 날개도 업어? ~~~~~ ㅜㅜ

우리나라 천사는 날개업써
대신 날개옷을 입으면 날아갈수 있어
너두 선녀와 나뭇꾼 얘기 알잖아~~~
거기나오는 선녀두 천산데 날개옷이 업어서 집에 못가잖아~엉엉엉

(조카) 숙모 날개 옷은 어딧는데?~~~~~~ ㅜㅜ
(이젠 아주 꺼이꺼이 소리내면서 운다)

어떤사람이 착한일 했다구
아버지가 내려가서 상주구 오라그래서 심부름 왔었는데
너네 삼촌이 숙모한테 반해가지구~~~~~~~흑흑
밧줄로 꽁꽁 묵거놓구 날개옷을 뺏어가 버렸어~~~~~~~~어어어엉
그래서 숙모는 어쩔수 업이 삼촌이랑 살개 된거야~~흑흑

(조카) 삼촌 나갈때 ?아바~~어디 있을거잖아~~ ㅜㅜ

집에는 다 찼아봤는데 업어 ~~~~흑흑
얼마전에 안건데 날개옷이 너무 이쁘니까
너네 엄마가 가져다가 숨겨놨데~~~ 혼자 입을라구~~
유종아 ~ 집에가믄 엄마한티 숙모 날개옷좀 돌려주라구
얘기 해줄래~~~~~~ 흑흑
아빠 보~~~~구~~~시~~~~퍼~~~~~~ 어어어어어엉
옥황 상제니이임~~~~엉엉엉

(조카) 으--------앵----앵

거실에서 시끄럽게 울어데는 소리에
"무슨일 있어?" 하며 방문을 열고 나온 신랑에게
녀석은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삼---춘----미----------------------워-------ㅇ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문을 박차구 나가버렸다

울신랑 "쟤 외그래" 하는 멍한 얼굴을 보니깐....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때부터 웃음보가 터져 멈추질 않았다.

한참뒤 시누에게 전화가 왔는데
녀석이 울며 들어와선
남에거 가져가믄 나쁜 사람이라고 엄마가 그래놓구
엄마는 외그러냐
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
빨리 내놔라
지옥가믄 어떻하냐--- 등등...
알수업는 말들을 해대는통에 달랠려고 진땀을 흘렸다고...ㅎㅎ

그 외에두...
너 한글날이 무슨 날인줄 아냐
한글날은 아는글자 백개 써서 경찰서에다 갇다 보여주고
도장받어 오는 날이다..안그럼 감옥가~~
(그날.. 한글두 다 못땐 조카
머리속에서 아는단어 백개 끄집에 네니라구 고생좀 했죠)


만사가 귀찮은날 시누가 중요한 볼일이 있어
녀석을 보게 ?瑛뻑?....
박에 해가 번쩍번쩍 하는대두
어머 벌써 아홉시가 되버렸네
착한 어린이는 잘 시간이야 하면
침대위루 올라가 금새 잠들어 버리던 귀여운 녀석


티비 체널 돌리려구 리모콘잡으려고 하면
안돼;;;;;;;;
이건 삼촌이 로봇 수사대 원격조정 할때 쓰는거야
악당들이 나타나지 안았는데
이거 잘못눌러서 로봇 수사대가 출동 하믄 안되자나~등등
나의 말두 안되는 거짖말에
눈을 껌벅거리며 날 즐겁게 했던 녀석이 무럭 자라서
벌써 초등 학생이 되었다
아~~~~~~~~심심해~~
이제 막 말문을 열기 시작한 울 딸래미에게 기대를 가지고
일년 뒤를 기다린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