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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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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님과 신정숙님께


BY 사라 2000-06-15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받았다면 그건 저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오늘 저는 저보다 10년 연상의 지인으로부터 참 이정표가 되고 힘이 될만한 충고를 들었습니다.

제가 그랬죠.

글이 주는 오해와 인터넷 세상의 막막함에 대해 위축이 되기 시작한다고.

정말 내가 가진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기에 어울리는 마당은 못되는 것 같다고.

매너를 지키기 위해서 지나칠 정도로 소심해져야 할 것 같고,

정말 내가 하고자 하는 말도 어쩌면 우회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그건 마치 검열 당하던 시절의 조심스러움 같다고.

하지만 좋은 점이 있다면 사람이 겸손해 지게 하는 것도 같고,

모난 사람도 원만하게 할 것 같다고 말예요.

그분이 그러셨어요.

욕을 먹는 걸 겁낼 필요도 없고, 열이면 열사람을 다 만족시킬 필요도 없다고.

지나친 매너는 오히려 그 글의 자기 색깔을 흐리게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제겐 참 신선한 생각의 차이였고, 또 이래서 연륜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우리가 위축되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그게 오늘 제가 얻은 결론이었죠.

여기가 아줌마들의 공간이기에, 그런 특수성 때문에 더 입조심을 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로미님이 글잘쓰는 소수와 글못쓰는 대다수의 평범한 아줌마...이런 식의 이분법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봅니다.

로미님의 글을 보고 있는, 정말 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해도 연필만 들면 한줄도 못쓰는 아줌마들께

로미님의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모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는 그럼 이곳은 소위 한글발 하는 아줌마들은 다시 오지 말라는 분위깁니다.

제가 처음에 글을 올린 건 제 자유였고, 제 생각이었지요.

글을 잘쓰는 사람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그런 견본을 남기려고 썼겠습니까?

이런 몸사리기가 대체 우리에게 무슨 발전을 줄까요?

그럼, 여러분께서 말씀하시는 글을 잘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글을 평가하려고 여기에 오는 걸까요?

그저 동등한 입장들일 뿐입니다.

어떤 말들을 했나, 저사람 생각은 어떤가....그러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나도 한자락 낄려고...다 그래서 오는 것 아니었나요?

글 한줄도 못쓰는 아줌마이라도 그분은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 일수도 있고

글을 못쓰지만 또다른 능력을 얼마든지 갖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제가 아무리 내 주장이 옳다고 피터지게 소리 친 들

그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한순간에 동요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제생각엔 그거야 말로 아줌마들을 단순하게 보시는 두분의 오산입니다.

저는 묻혀 사는 주부들 중에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재주꾼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물을 못만난 분들고 계실거고, 자기 스스로 거부하며 사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저는 어쩌다 물을 만나서 본의 아니게 글잘쓰는 사람의 반열에 올랐는데

왜 그 칭찬이 이리도 즐겁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지금 본론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서 한사람을 매도 하고 계십니다.

글 잘쓰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드는 분위기...왜 분위기를 한쪽으로 몰아가시려 하십니까?

저역시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의 한사람이고,

어떤 말씀들을 하셔도 이곳에 글을 쓸 자유와 권리가 있는 사람이지요.

여론을 주도한다고 해서 다 딸려들 오실 겁니까?

저는 아줌마들을 절대 그렇게 한 수 아래로 보지 않습니다.

두분은 같은 아줌마이시면서도 아줌마라는 존재에 관해 엄청 무시하고 계시다는 걸 돌아보십시요.

아줌마의 한사람으로 불쾌합니다.

아줌마라는 단어의 열악하고 단순하고 편파적인 이미지만 역설하지 마십시오.

아줌마이기 전에 우린 여자고, 또 인간일 뿐입니다.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 또한 아줌마라고 생각합니다.


글잘쓰고 못쓰고로 아줌마를 두동강이 내려는 생각 전 정말 싫습니다.

로미님의 표현대로 이모든 것 역시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