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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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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酒여..^^


BY 올리비아 2001-07-20

한 여름밤에 샤워하고 마시는 캔맥주의 맛..
오우... ..酒여..^^

사실 지영은 술을 잘 못먹는다..
한 여름밤 더위를 잊혀줄 정도의 캔맥주는 가끔 마시는바,
얼마전 새로 나왔다는 과실주맛이 나는 캔맥주를 사왔다.
오우..이런 ..내 입맛엔 딱이었다..

오~그래.. hi. ..酒다..ㅋㅋ

그런데 먹을땐 분명 과실음료 같던 맥주가
몇분의 시간경과후..

드디어 본연의 실체를 알리려는듯
알콜성분이 온몸에 구석구석 신호를 보내지는듯 싶더니만
그새 얼굴이 새빨개지는걸 보고 술은 술인듯 인정해주지
않을수 없었다..

캔맥주 하나를 두고 서방님과 한잔씩 나눠 마시고는
금새 벌개진 얼굴을 보고는 문득 예전의 생각이 나서
몇자 올려볼까 합니다..

지영이 스무살 시절..
군에간 울오빠 첫휴가 나오던날이었다.

오빠는 시내에 오빠친구와 애인(지금의 올캐언니)과
더불어 나까지 데리고 생맥주집을 갔었다..

그당시 맥주라곤 막 따를때 생기는 거품 두모금 후루룩
마시는게 고작인 내가 오빠를 따라 주점에 들어가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일조를 하고자 예쁜동생 그렇게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오빠는 가장 작은양의
술을 한잔 주문해 주었고..

곧 분부받고 나온 500cc를 탁자앞에 두고 난 마치
적을 바라보듯 술잔을 한동안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음..그래..오늘 내 너의 정체를 알아내고 말리라..

술 못먹는다고 갖은 괄시를 친구들한테 받아오던 나..^^
그간 너로 인해서 받은 설움과 멸시를 보복하려 함이다

오빠앞이니 걱정말고 믿고 오늘 함 마셔보자,,ㅎㅎ

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가....

오빠와 다른사람들은 1000cc의 잔을
몇번을 비우고 또 비우고 있건만..

난 아직도 生맥주가 아닌 이미 死맥주가 되어버린
김빠진 맥주를 술이랍시고 그늘진 옆구석 자리에 앉아
그렇게 홀짝홀짝 고사 지내듯 마시고 있었다.

이미 생맥주의 본연의가치를 잃은지 오래..

탁자위에 있는 생맥주란놈이 나를 한심스럽게
비웃는듯 했지만 난 그런 김빠진 맥주를 보며 기어이
"널 비워주겠어"하며 한모금 한모금
500cc에 도전할즈음...

Oh....主여.

아..어느덧 바닥이 보이는게 아닌가..
하하하..

정상을 왜 오르는건지 난 그날 그들의 맘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구,

난 마치 정상에 오른것처럼 깃발이라도
맥주컵 바닥에 꽂을수만 있다면 그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별거 아니군..ㅋㅋ..
비록 남들은 몇잔을 비운 멀고도 험난한 시간이었지만
내가 저잔을 비웠다는 승리감에 뿌듯히 젖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때...

"지영아..너 술 다 먹었냐?"
"응..왜.."
"너 술 못하면서 .."
"함 먹어봤어..오빠 나 500cc먹어보긴 첨이당..ㅋㅋ"

술 못먹는걸 아는 오빠는 그냥 자리잡고 앉아있는 동생
구색으로 한잔 주문해준 모양인데 그잔이 깨끗히
비워 있는것을 보고 신통한건지 놀라운건지
웃으며 한마디 건넨다.

그새 어두어진 여름밤..
시내로 나가기 위해 우리일행은
주점에서 나와 밖으로 향하는데..

이런...하하,^^

길도 술을 먹었나?.....

분명 술은 내가 먹어서 내배가부른데
아스팔트 땅바닥이 술먹은 나마냥 배가 부풀어
높히 올라와 있지 않은가..^0^;;

"어..오빠 땅바닥이 이상하다,ㅋㅋ 막 올라와있네.
우와,,신기하네.."

푸하하하..
오빠와 오빠친구들과 언니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키며
"야.. 재 취했나봐,,"하하..박장대소..

음..아닌데..분명 난 취하지 않았는데..
다만 땅바닥이 높이 솟아 올라와 있었고
반면 걸어가는 나의 두다리는 이상하게 숏다리가 된듯
다리가 짧게 느껴져서 걸음이 좀 불편하다는것밖엔..

에구구..ㅠ.ㅠ

그날 난 취하지 않았다는 나의말에 약발도 없이
난 그자리에서 기쁨조의 역활도 제대로 못한채
집으로 귀가조치를 받았다..

오빠는 한사코 안취했다는 날 집에 먼저가라며
택시 태워서 세대주가 살고 계신곳으로 날
멀리 추방시켜 버렸다..ㅎㅎ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으며
내 얼굴과 몸을보니 가관도 아니었다..

황인종도 아니요..
흑인종,백인종도 아닌
듣도보도 못한 인간 적인종이 되어 아담을 기다리는
이브가 되어 나빌거리고 있지 않은가....우하하..

난 그날이후 지금까지 18년전..
그날의 도전을 아쉽게도 깨지 못한채
그나마 200cc의 주량으로 맥주회사에 일조도
못한채 아직도 이렇게 캔맥주 남편과 반나누어 마시면서도
얼굴 새빨개지는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여..

전 그때 알았답니다..
김빠진 맥주도 취할수 있다는것을...ㅋㅋ

혹시..
술만드는 회사 다니시는분~.

혹 이글 보시게 되면..

200cc 캔맥주좀 만들어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