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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31

딸아~ 넌 엄마처럼 살지마라.


BY cosmos03 2001-07-17

언젠가 써 놓은 글인데...
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분들이 계실까 하여.
다시금, 올려 본다.



내 나이, 지금,마흔하고 다섯.
씻고 벗고해도, 자식이라고는,딸 아이 하나 있는데, 이제 겨우 13살.
초등학교 6학년이다.
그냥 내 품에서 항상 잇는 자식으로 알고, 물고,빨고, 그렇게 키워놓앗더만..... 울 딸이 날 배반하네여.

초등 5학년까지 다니고, 신설학교로, 전학을 했다.
처음 등교하던날.... 당연히 난 학교를 따라갔고(있는멋, 없는멋 다 부려감서)....등교시키고,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그저 예예....

아이 눈치를 보니 날 보고 가라고, 손짓을한다.
허겁지겁 가느라 집도 안치웠기에...아이의 손짓을 뒤로한채, 난 집에 왓고.... 귀가한 아이에게 이것저것 묻다보니 신설학교라 급식이 안 된다며
도시락을 싸 달라고 한다.
그래, 싸줘야지. 근데 딸아/ 엄마가 점심시간에 따뜻한밥 갖다줄께.
집에서 5분거리도 안돼니, 엄마 운동도 할겸, 엄마가 갖다줄테니
아침에 그냥가면돼.
3월이라 날씨도 추웠고, 난 당연히 엄마로서 해야된다고 믿엇고.
아이 또한 좋아할줄 알앗다.
한데, 아인 암 말이 없고, 눈치가 이상해 왜? 싫으니?
설마...하면서 물어본것이...이 내가슴이 멍들줄이야.

그냥.....엄마 창피해.
뭐가? 뭐 어때? 엄만데...
그게 아니고, 엄마가 창피해.
엄마가? 아니, 엄마가 왜?
말을 못하고 고개만 숙이는 놈을 닥달해 물어보니.....
엄마.... 늙엇잔아..........

그냥 난, 거기 그곳에서 주저앉고........
그리고 아이방을 나왓다. 으~응 알았어.

그리고, 그날밤. 난 그야말로, 우리집이 떠내려갈 정도루...
잠든 아이 옆에서 얼마나 울엇던지........

그러면서 내 어릴적 생각이 나고, 내 가슴을 또한 얼마나 쳐댔던지...
그땐 국민학교라고 했다.
입학식날..... 가슴에 코 수건과, 명찰을 달고, 짹짹짹, 삐약삐약.......
당연히 울 엄만 오셧고...그렇게 입학식을 마치고,
그 이튿날부턴 당당하고 씩씩하게 나 혼자 학교엘 갔다.
아이들의 쑤근거림, 손구락질....
엄마의 모습은, 그 시절에도, 비녀꽂은 쪽머리...
쟤네엄만, 할머니야, 할머니야 할머니야~~~~~~~
하루를 어떻게 보냇는지.... 씩씩거리고, 집으로 왔다.

이구/ 우리 강아지 학교 잘 갔다왔나?
그렇게 묻는 엄마께..........
엄마/ 다시는 학교 오지마/
아니 왜? 학교에서 에미 오지 말라던?
그게 아니고 엄마가 할머니라서 창피해.
마구 악을 쓰며 우는 내게, 엄만 그저 한숨만 쉬시고........
그 이후 엄마가 내게 오신건 졸업식때........

인과응보라고 하나요?
어쩜, 그리도 똑같이 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는지.
이젠 알것같네요, 그때의엄마 마음을.

지금도, 아이 학교 근처라도 지날려면, 공연히 두리번 거려지고.
혹여 아이 친구라도 만날까 싶고....
후회... 또 후회....
살아 계시다면, 그 가슴에 엎드려 펑펑 울어라도 보련만...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던데....
아가/ 넌 엄마처럼 이렇게 가슴치며, 후회하는 삶 살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