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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50

달덩이 엉덩이


BY sj64 2001-07-06

방학철이 다가온다.
특히 여름방학은 활기가 있고 이야기꺼리가 많아 좋다.

여고시절

우리 마을엔 내또래 여고생은 나 혼자 뿐이라
말만한 처녀들과 어울릴 수 밖에
특히 밤이면 그 자연스러움이 극에 달해 광란의 불꽃을 피우는데

여고생인 나보다 더 어린 색시를 맞이한 남자를 꼬셔내는 일

그 남잔 일평생 농사일외엔 해 본적이 없는 농사꾼으로
고향을 떠나 살아 본적도 없는
이장, 면장, 군수가 보장하는 백프로 순수 토박이

그런데 용케도 나이 어린 색시와 결혼에 골인하는
행운을 얻었으니

우리들의 장난끼가 발동할 수 밖에
밤마다 불러내 이런저런 짓궂은 질문을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이뻐?
-느덜도 다 바쓴께 알거아녀?
-모르니까 묻지!
-기냥, 바줄만해

-몇살 차이야?
-느덜도 다 들엇슨께 알거아녀?
-모르니까 묻지!
-기냥, 같이 살만해

-뭐? 다 늙은 신랑이면서
-음마? 느덜 시방 나 놀리는거지
-아~아냐, 추카한다는 ?裏?뿐여
-ㅎㅎ! 늙은 소 여물준다고 실타고 하는거 ?R냐 ㅎㅎㅎㅋㅋㅋ
-으짜꼬! 이 백년묵은 능구렝이!

쫘악 돋는 소름을 참아가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능구렝이 골탕먹일 작정을 하고

색시를 불러내게 했다
우리와 친하게 잘지내야 결혼생활도 재미가 있을거라며
반 협박을 하다시피해서
성공을 하였다.

그런데 색신 의외로 활달해서 오히려 우리가 끌려다니지나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당돌한면도 없지 않았다.

하여 우린 작심을 하고
수박서리를 제안했다.
사실 이 남자 결혼전 우린 든든한 방패막이 삼아
몇번의 수박서리도 흔적없이 성공에 성공을 거듭했었다.

마을 뒷산에 있는 수박밭을 두고 일부러 먼길을 돌아
밭에 도착했는데
남잔 밭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 밭둑을 타겠노라고 사라져가고
색시를 비롯한 우리들은 왼쪽 밭둑을 타기로 했는데

-새대엑! 맨 앞장서서가, 우덜이 보호 해 줄께잉!
-알것어라, 조심허셔-어

어둔밤 좁장한 밭둑, 그것도 수박을 숨기느라 우거진 잡초를 일부러
제거하지않은 그길을 걷기란 쉽지 않았다.

조심조심
비틀비틀
한참을 가도 끝은 보이지 않고
어디서 알고 왔는지 모기떼들이 수박주인보다 더 매몰차게
우릴 내 몰 기세였다.

우린 갑자기 그 남자가 생각났다.
이런 일엔 이력이 있어 그는 벌써 한 몫 챙겨놓고
어디선가 우릴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새대엑! 서방님 이름좀 불러보드라고
-워따메! 시방 무신 소릴 한당가요, 요런디서 이름까장 불렀다가
만약시 수박주인이 듣기라도하믄 뒷일을 우찌께 감당하게여

아니,요것들이 천생연분 쌍능구렝이!

끝도 없는 수박밭, 밤새 밭둑만 타고 오르는데
언제였을까?
희디흰 달덩이 둥실둥실 떠가는데

-저게 뭐여? 매엔 앞에말여
-새댁일턴디?
-근디 사람은 어디가고야
-다시 보드라고...?
-워메! 보통이 아니구마안, 새댁 빤쓰여야
-워따! 잡것! 치마 홀라당 뒤집어쓰고 기 가고 있는것좀 봐라잉
-달덩이여 엉덩이여???!!!

한 몫 챙긴 남잔 어느새 우리들의 아지트 냇둑에 다시 돌아와
우릴 기다리고

-달 달 무슨 달 빤쓰같은 하얀달 어디어디 떴나 수박밭에 떴지

우리들의 신 컨츄리 송은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