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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 회사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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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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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강남가다...3


BY dlsdus60 2001-06-15

어떤 놈이 짐승 같은 목소리로 악을 쓰더군요.

"야!~~ 도망가자!! 빨리!"
"그래, 빨리 튀자!!~"

코딱지 파던 놈이 번져가는 불을 쳐다보며 동조를 하고 나섰습니다.
얼떨결에 사람의 자식도 들고 있던 솔가지를 내동댕이치고 도망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야!!~ 두 패로 나눠서 도망 해!!"

다 같이 가면 금방 탈로 날 것 같았는지 어떤 놈이 또 다시 소리를 지르며 현장을
황급히 떠났습니다.
사람의 자식도 그 놈의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코딱지 녀석도 또 다른 놈들과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습니다.
앞에 잔 목들이 길을 막고 있는데도 거칠게 없는 듯 빨리도 달리더군요.
흡사 타조나 캥거루처럼 잘도 뛰었습니다.

한패는 마을을 향해 뛰었고 코딱지 녀석이 끼어 있는 또 다른 한패는 다른 안쪽을 향하여
뛰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의 자식은 귀소 본능이 있어서 인지 마을을 향해 뛰었습니다.
분명 코딱지 녀석은 까마귀가 조상인 이유로 안쪽으로 뛰었을 것입니다.

한참을 정신없이 뛰어 내려오는데 마을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자식 부모 소유의 산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자식 부모 소유의 산에 불을 안낸 게 그나마 다행스럽더군요. 그래도 우리 것을
소중하게는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효자 났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일까요? 재수에 옴이 붙었나? 봅니다.
갑자기 누군가가 우리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분명 어른의 목소리였어요.
나이는 50대 정도 같았고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목소리가 분명하였습니다.
귓전에 메아리치는 소리는 아버지 목소리가 분명했어요.
멈칫하다가 어떤 놈이 무시하고 달려 가기에 사람의 자식도 무시하기로 하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네 이놈들!!~~, 거기 안서!!~"

그렇게 소리 지른다고 어떤 놈이 서겠습니까? 사람의 자식도 안 서는데...
그럴 때 보면 아버지도 참 바보 같았습니다.
내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을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게 인간인데 말입니다.
마을이 가까워지자 우리는 개울가로 숨어들어 갔습니다.
산을 올려다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푸른 나무와 붉은색의 화마 그리고 피어오르는 연기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멋있었습니다. 어이가 없다구요?
그래요. 난 사이코 입니다. 아버지가 오죽했으면 나의 정신 감정도 한번 받게 해
보려고 했겠습니까!
내가 가는데 마다, 하는 짓마다 아버지 생각하고 어긋나며 말썽만 피우고 다녔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순진무구하고 착한 아이였어요.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각설하고, 아이들은 개울가에 숨어서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고 있는데 읍내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리더군요. 정오 때나 울리던 그 소리가...
그 소리에 우리는 심장이 덜꺽 내려앉는 절망감에 어깨가 축 늘어졌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떤 놈은 흐르는 물에다 오줌을 갈기더군요.
어떤 놈의 오줌 때문에 바람이 화가 단단히 나서 산불로 만들었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긴장 뒤에 갑자기 찾아오는 생리 현상을...
봐요. 참 착한 아이지요. 이해심도 많고 사람의 자식이 분명하지요?

작은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코딱지 녀석의 엄니, 아버지 그리고 어떤 놈의 형과 이웃집 아저씨 등 산불을 쳐다보며
정신이 없었습니다.
삽과 솔가지. 심지어는 쇠스랑까지 들고 산으로 오르는 이웃 마을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아! 마당을 쓰는 대빗자루 든 아줌마도 있었어요.
소문에 의하면 대빗자루로 불을 끄면 그렇게 잘 꺼진데요.
아줌마는 소문을 누구한테 들었는지 참 기억력도 좋은 것 같았습니다.
호떡집 불난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산불 구경도 싫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놀란 토깽이처럼 뛰어 가는 모습을 보니까
그것도 신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