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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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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


BY 1004bluesky1 2001-06-04

인디언 썸머는 계속 되어야 한다.

.

인디언 썸머라는 영화를 봤다. .

멍하니 초점을 잃고 먼 곳을 응시하는.

여주인공의 시선은 젊은 변호사의 감성을 뒤흔든다..

누군가 그랬던가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다가온다고.

"죽고 싶어요라는 말이 어떤 사람에겐 .

살려달라는 말 보다 더 애절하게 들린다"는 남자..

똑같은 말을 들어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깊이 만큼 .

사람 사이는 다가서는게 아닐까?.

갑동을 주기 이한 억지 결론 같다는 강한 인상을 남기며 .

결국 그녀는 사형을 택했고, 눈물로 그는 그녀를 보낸다..

무죄 판결을 받은 재심후와 삼심 사이의 몇 일..

그 시간이 인생에서 그들에겐 인디언 썸머로 남으며.

겨울의 찬 손님을 맞기 전 가을. .

서늘함과 익숙해지려는 시기에 찾아오는 열정의 여름 햇살. .

가을에 만나는 여름의 마지막 몸부림 인디언 썸머. .

그건 너무도 미약해서 어떤 이는 지나가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는.

그 인디언 썸머는 그것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만 찾아온단다..

그렇다면 정녕 그녀는 그걸 바랬던 걸까?.

폭력과 감금을 일삼던 남편의 마수로부터 탈출을 시도했던 그녀가.

마침내 그런 기회를 잡고 사정없이 달려나갔지만 .

결국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이 그녀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렇게 길들여진 채 살아온 세월이 혼자서는 설 수 없는 그녀를 낳은 것이다. .

갈 곳이 남편이 죽은 끔찍한 집밖에 없는 현실..

그녀에게 남은 건 죽음의 길 뿐..

.

그렇다. .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나가고 싶어도 갈 곳이 없더라는 아내들의 넋두리를 자주 듣는다. .

철저하게 길들여져 살아가다 보면 안식은 결국 또 다른 구속이 되는 걸까?.

"나 오늘 안 들어올 꺼야.".

하고 나가서는 어김없이.

"진짜 나가려고 했는데 갈 때가 없더라.".

하며 돌아오는 그처럼. 고맙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뭐니뭐니해도 돌아갈 곳이 이곳밖에 없다는 그 절실함..

자꾸만 살고싶어지게 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채 그녀는 떠나는 자의 길을 택한다. .

누구나 한 번 쯤은 인디언 썸머를 기다리지 않을까?.

기다린다고 모든 게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

아직도 기대할 무언가가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다림은 행복함으로 바꾸어지는 게 아닐까?.

나의 염원이 그런 시간을 부를 수 있다는 걸 난 아직도 믿는다..

새로운 시간에 대한 설레임..

단지 바라고 싶은 게 있다면.......

왜 다른 사랑이어야만 하는가? .

내 곁에 있는 바로 그 사람과 그렇게 첫사랑의 떨림으로 .

나를 이끌어 주었던 바로 그 사람과 .

또 다른 인디언 썸머를 설계해 봄이 어떨는지..

아직도 사랑이 남아있다면 .

서로가 바라는 새로움을 다른 곳에서 찾기보다는 서로에게 요청함이 어떨는지. .

어른이 되었다는 건 바랄 수 없는 것은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

그 또한 더 깊은 배려와 사랑이 아닐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다 변한다. .

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서로 설계하여 맞추어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

누군가 사랑은 두 사람이 한 곳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든가 .

.

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는다 해도.

그와 함께 맞이하는 또 다른 날들을 기다리는 기쁨이 남아있다면.

여름의 정열만큼 그 또한 가치 있는 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