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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4)


BY 들꽃편지 2000-11-14

삐그덕 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우리방.
벽하나 사이로 방 두칸인 주인집.
주인집 옆엔 가방 공장(주인이 가방 공장을 하심)
맨날 드르럭드르럭 거리는 재봉틀 소리.
골목에선"쥐약 있어요. 쥐약..빈대약도 있수~~"목쉰소리.
이 따위는 다 참을 수 있었는데,
주인집의 딸이 날 성가시게 했습니다.
동갑이었거든요.
공부도 못하는게 못생겨가지고..
내가 걔보다 조금 예쁘고 조금 공부를 잘했는데
그것 때문에 날 미워하는 거예요.
난 고등학교를 들었갔는데, 걘 못들어가서 야간인가? 전순가?
겨우 들어갔는데, 그때부터 더 쌜죽거리고 말을 안하는거있죠.
내 참! 기가막혀서...

동생들과 나는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근데 어머니의 고생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술장사 빼고 안해본 장사가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최종적으로 자리 잡으신 일이
시장 골목에서 ?겨 다니면서 하시는 노점.
노점 단속반에게 발길질로 차이시고,
물건을 뺏기시고, 어느날엔 경찰서에 감금돼 재판까지 받으시고
벌금도 내신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자식 굶기지 않으려고 장사하시는 일이
재판까지 받아야 할 일이였는지...
난 팔에 안장을 끼고 허리에 몽둥이를 찬 단속반 이저씨만 보면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속에서 치미는 분노 억울함..이런것들이 쿵쾅거렸습니다.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게 세가지 있답니다.
기침, 사랑, 가난.
방세가 밀려 밤세 뒤척이시던 어머니.
학비가 없어 일수돈을 빌려 매일매일 도장을 찍던 어머니.
그래도 매 한번 욕 한번 하신적이 없으셨던 어머니.

신은 모든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답니다.
나의 어머닌 바로 신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