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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안대리 콩트 (3) # # # $ $ $ 고급 레스토랑 에서의 생x랄 쑈 $ $ $


BY 안진호 2001-05-19

1,
안대리는 늘 그래왔지만,
오늘따라 퇴근시간이 더욱 기다려졌다.

퇴근무렵,
대머리 남대리의 한잔유혹도 뿌리친채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에도 물을 찍어발라 손으로 쓸어넘기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오늘은, 특별히 분위기좋은 레스토랑에서 그녀에게 한턱내기로 한 날이었다.
딱히 무슨날이어서가 아니라,

허구헌날 '명동 순두부백반'먹고,
커피숍에서 커피한잔씩 놓고앉아서,
주간지내지는 스포츠신문등지의 유머어난에서 외워둔(이거 외우느라
고생 많이했다.시험공부도 이렇게는 안했다.)
시시껍절한 얘기들을 침을 튀겨가며 얘기하며,
장장 두어시간을 죽이는 것으로
그녀와 데이트라는 것을 해온 안대리는,

가끔은 분위기있는데서 그녀의 마음을 잡아주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이라는 필요에의해,
출퇴근길에 눈여겨 봐두었던
고급스러워보이는 레스토랑으로
큰맘먹고 그녀를 초대한 것이었다.


2,
과연, 고급스러운 겉모습만큼이나,
안으로 들어서니 속치장 또한 품위가 있었다.
'돈깨나 발랐구먼..'

창가로 자리를 잡고,
중세풍의 의자 깊숙히 엉덩이를 들이 밀었다.
'쿳션 좋군..'

입구에'라이브 공연'이라는 글씨가 보였지만
시간이 이른지 은은한 경음악만 흐르고 있었다.
주문은 뒤로미룬채,
창밖을 응시하고있을때,

창문유리에 파리 한마리가 나갈곳을 찾아
이리저리 오르내리며 생지랄을 하고있었다.

안대리는 손을 휘저어 파리를 ?는 시늉을 했으나,
통유리창에 어디 나갈구멍이 있겠나 !
놀란 그놈은 안대리 얼굴을 향해 기수를 돌렸다.

안대리는 벌떡일어나 손으로 훽 내리쳤다.
'니기미'
그놈은 그리 녹녹하지가 않았다.
재빨리 달아났던 그놈은 어느새 다시와서
안대리 눈앞에서 알짱거렸다.

안대리는 잠시 갈등에 빠졌다.
'그냥 놔둬?'
'아님 잡어?'

그녀가 있는데서 팔을 휘저으며 음식물을 사수할 생각을 하니,
분위기가 깨질 것 같고,

그녀가 오기전에 이놈을 잡던지,?던지 해야겠다는 생각과,
손님이 파리잡는 모습을 보고,
이집주인 각성좀 하라는, 숭고하고 교육적인 깊은 뜻을 가지고
안대리 드디어,
휴지(냅킨)를 비장하게 뽑아 '파리와의 결전'에 돌입했다.


3,
결전의 장면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앉아 '휙-'
서서 '휙-'
구부려서 '휙-휙-'

창문을 향해,

벌떡 '탁!'
털석 '탁!'
엉거주춤 '탁!탁!'

이거 2회 반복.

과연 볼만했다.

어느 백댄서가 이렇게 현란한 춤을 구사할 수 있었는가 !
이렇게 목숨 걸고하는 라이브쑈 본적이 있는가 !
파리에겐 생존여부가 걸린 긴박한 순간이었다.

안대리와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 생지랄쑈'는 이렇게 펼쳐졌다.


4,
그때,
입구에선 그녀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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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레스토랑의 개망신'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