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났음을 메스컴은 발빠르게 전하면서
날씨가 더욱 쌀쌀해진 느낌이다
가을이 너무 짧아 채 가을마무리가 이루어지기도 전인
내 마음은 아직도 저 산비탈 어느 한곳에 머물고 있는데
내장산과 지리산 단풍은 행락객을 부른다는 소식
들도 들려온다
11월에 문턱은 가을과 겨울의 절묘한 어우러짐이
어느 한 쪽 치우치지 않아 조화롭다
겨울을 기다린것은 아니지만 계절은 계절답게 추워야하고
더워야한다
지구 온난화현상으로 결코 볼수없는 고드름,얼음,
눈, 부산에서는 귀한 자연현상들이다
올 겨울엔 푸근한 눈이 좀 내렸으면 하는 바램으로
미처 마무리 못한 가을을 여미면서 기원해 본다
막내에게 진짜 겨울의 진수를 맛볼수 있는 이벤트를
해 줄수 있는게 없을까?
도심속에서 어린시절을 마감하는 막내가 안스럽다
내게 아직도 남아있는 겨울철 동화를 막내에게도 갖게 해 주고 싶다
사라져가는 스케이트도 태워주고 싶고 자연으로 생긴
눈 더미에서 눈썰매를 타게 해 주고도 싶다
벼 그루터기 남은 곳에 서릿발도 밟게 하고 싶고
서릿발 소리가 서걱서걱 난다는것을 가르켜 주고싶다
눈이 쌓여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난다는 것도 느끼게 해 주고싶다
얼음위에서 구슬치기가 얼마나 재미나는지,얼음위에서
자치기는 또 얼마나 재미있으며,겨울하늘 까마귀떼는
얼마나 많은지, 고드름은 또 얼마나 시원한 얼음과자인지
모든것을 알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해 본 겨울 놀이의 일부라도 이 애가 가질수 있다면
좋으련만
난방좋은 거실에서 방학동안 내내 컴퓨터만 만질 내 막내
가 안쓰럽기만하다
겨울은 나름대로 멋진 계절인데 요즘은 보온성 뛰어난
옷으로 몸을 보호하면서 그저 움츠리고들 살아가니
메마른 계절이 더 삭막하다
아이들 함성이 사라진지 오래
골목은 언제나 터엉 빈채 야채상이나 과일상이 스피커로
종일토록 우렁우렁 방송만 해 댄다
겨울은 얼음이 깨지는 소리만큼 청량한 소리로만
내겐 남아있는데
우리 막내에겐 계절놀이가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