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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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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길


BY 눈물 2001-04-29

오늘은 가깝고 내일은 먼거라지.
언제나 우리는 내일은 또 내일은 하면서 오늘을 산다.

사랑하는 아들아!
우리에겐 항상 오늘이 전부인양 살았던 지난 5년...
18개월된 너를 놀이방에 맡기고 가슴저린 너의 울음을 발치에 버려둔채 살겠다고 얼마나 이악물엇었는지.
그땐 그래도 희망이 있엇다.
너의 아빠와 남남이 되기 전이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엄마에게 아빠
마저 아픔이되어 이유없이 집을 나가 버렸다.
동네 방네 작은 구멍가게까지 외상값에 술값에...너무나 기가 막혔다.
그래서 엄마는 너의 아빠가 살아온 환경을 알기에 너만은 결코 그런
무책임하고 떠돌이 같은 사람은..적어도 자식에 대한 일말의 책임만은
있는 사람으로 살아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다.
쉽지는 않았다. 너의 아빠와 남남이 되는 길은...
그런데다가 어린 너까지 아빠의 존재를 알게되고 하루 하루 말문이 터
이면서는 자주 백화점 가기를 고집했었다.
어린 마음에도 없는거 없어 보이는 그 곳에 아빠 판매점도 있다고 생각했던가...
무턱대고 아빠를 사러가자고 조르던 너.
그런 너와 함께 살아온 나의 길.
벌써 5년...

사랑하는 아들아!
어느새 네 나이 일곱살.
엄마는 먹고 사는게 바빠서 글써기 한번 가르쳐 보지 못했는데 혼자서
책한권을 서툴러도 다 읽어내는 너. 그런 네가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흐른적도 있었다.
남들이 다 하는 일도 네가 하면 더 기특해도 마음껏 한번 안아주지도
못한채 바라만 보는 엄마의 아픔...
아빠가 없다고 응석받이에 때쟁이로 만들기 싫어서 엄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의 의지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생각도 많이 했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그런 엄마가 너를 두고 병이 낳었다.
이른 아침엔 피곤에 지쳐 자느라고 널 외할머니손에 떠맡기고 늦은 밤
에는 네가 잠들어 마주하지 못했는데...
병이 나니까 짜증이 나서 널 감싸주지 못하고 이젠 뭘해서 먹고 살까
걱정되서 너를 멀리두는 엄아가 너무 한서럽구나.

사랑하는 아들아!
이 엄마의 길은 이토록 멀고 험해도 너는 물빛 투명한 평길을 걸으며
살수만 있다면 엄마는 세상에 이름없는 잡초가되더라도 아니 논밭에
버려지는 거름이어도 그 아무것도 아니어도...
그러나 산다는건 닦여진 아스팔트가 아니란것도 얘기하고 싶구나.
네가 더 많이 자라서 엄마가 가야할길을 이해할 즈음에...
누가 뭐래도 엄마는 아빠몫까지 너를 지켜 주리라.
혼자서 가야할 엄마의 길에 네가 있어 주어서 정말 고맙구나. 그리고
미안하다.
나의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