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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녀 1인당 출산 양육비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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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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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대리 콩트 (1) & & , $ $ $ 몰모트가된 하루. $ $ $


BY 안진호 2001-04-28

1,
안대리의 출근길은 오늘도 고됐다.
서대문에서 구로공단에있는 회사까지
출근을 하려면 버스를 두번씩 갈아타야 하는데,
여간 힘드는 것이 아니었다.

버스 배차간격이 어떻게 된건지 늘 20 분씩은 기다려야 했는데,
그것도 두번 갈아타야하는 것이니,
40분정도는 목을 있는대로 늘이고 있다가 차가 나타나면
지루함도 팽개치고 원한맺힌 버스를 향해,
반갑게(?) 달려가곤 해야하는 것이다.

버스를 기다리지않고 즉시 탄다는 것은
길가다 만원짜리하나 줍는 행운처럼 기분이 째지는 일이었다.
차 한번 타는 문제에 이렇게 행복감이 좌우되는 것에대해,
안대리는 무능함을 느끼며 자신을 한심해 했다.

버스를 기다릴때의 무료함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주변에 아무리 예쁜여자가 있다해도
짜증스럽기만하고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히려 억울함에 이렇게 궁시렁 거릴뿐이다.
'신이시여,
이 기다리는 시간도 제 인생에서 공제하실 겁니까 ?
지미 떠그럴.'


2,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헐레벌떡,
정장에 넥타이메고 뛰어봐라.
욕이 저절로 나온다,
어느 노인네가 이렇게 출근시간을 아침일찍 정해놨단 말인가 ?

이태린지 어디서는 오전 늦게까지 자고 오후부터 일하고
밤늦게까지 술먹고 노래하고 춤추며 논다더라, 니기미..

나라를 잘못택해 나왔나!(선택권도 없지만)
나라가 잘못됐나!
이나라에 생을 배정해준 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래서 뛸때 욕하지 말라고
군대에선 구보할때 노래를 시키는 모양이다.
그 즐겁다는 노래를 뛸때 시키니,
'헐레, 사나이로,.. 벌떡, 태어나서,.. 헐레...'
헐렐레 즐겁고, 즐거움이 벌떡벌떡 일어난다,

3,
결국 뛴 보람도 없이 지각이다.
등줄기 목줄기에 끈끈함을 불쾌하게 느끼며,
사무실 문을 살며시 밀고 들어선다.

총무과장넘 못본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 고과계산하고 있을꺼다,
안봐도 다본 비디오다 임마 !
'나도 니나이 되봐라 잠 없어져서 꼭두새벽에
충신처럼 나올테니..
그때까지 이회사에 있을까 몰라도'

궁시렁거리며 책상에 앉으니 그제서야 갈증이 느껴진다.
어! 내 야구르트?
알량한 월급에서 큰맘먹고 대먹고있는 야구르트가
안보이는 거다.

'미스허, 오늘 야구르트 안왔나?'

'아 그거요, 아까 이과장님이 마셨어요.
이방에 야구르트는 돌아다니며 다 마셔버렸어요'

' 이런 니기미, 그 돼지배지같은 넘이,
지가 사장처남이면 처남이지, 몰상식한 넘같으니라구, (이건 속으로)'

속으로 이런저런 분을 삭이며 진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4,
'안대리님 이거 좀 드세요 '
우리과 미스허와 다른과 미스최가 사탕을 한봉지 들고와선,
두어개를 꺼내준다.

'응,고마워, 게 놓고 가, 있다가 점심먹고 먹지.'
'아녜요, 지금 드셔야해요.'
'???'

먹는게 뭐그리 어려운 일이겠나 싶어,
건네받은 사탕을 까서 입에 넣는데,
두여자 가질않고 빤히 쳐다보는 게 아닌가 ?

'왜, 그러고들 있지?'
'아녜요,그냥요'

이상하다 생각하며,
사탕을 입속에서 우물우물하다 씹어먹었다.
그순간, 두여자들 지들끼리

'거봐 !'
하면서 돌아서는 게 아니겠나.

'어! 뭐야, 왜들그래, 말을 해줘야지 ?'

생글생글 웃으면서 두여자 하는 말,
'우리가요, 지금 실험을 했거든요.
그런데 남자들은 정말 사탕을 깨물어먹고,
여자들은 빨아 먹더라고요.호호'

'이런,떠그랄..'


몰모트가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