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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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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만큼의 아픔이...


BY 두 찬 2001-04-28

울 작은 녀석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닌다.
공동육아란 부모들이 출자금을 내어
건물을 얻고 보육료를 갖고 운영하는 곳이다.
아이들을 아이들답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 주고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이다.

그 곳에 작년 처음 들어 갔을 때
정말 열성적으로 조합의 일을 꾸려가는
두 엄마가 있었다.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첨엔 잘 몰라서
적극적이지 않았던 난 그 젊은 엄마들을 보며
반성하고 이것저것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찾아서 하려고 애썼다.

헌데 얼마전 그 중의 한 엄마가
탈퇴를 하였다.
겉으로야 하던 일을 그만두면서 경제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난 그녀가 왜 탈퇴하는지를 알았다.
맡고 있는 교사에 대한 역량부족이였다.
워낙 강성이고 독특하기에 웃으며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채 보냈다.
보내면서 또 한 엄마의 떠남을 예견하고 걱정했는데
드디어 보름만에 탈퇴를 하겠단다.

물론 어느 집단이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갈 수 있고 들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 곳에 쏟은 그 정열을 알기에
이 상황을 받아 드리기가 쉽지 않다.

그녀들은 말한다.
현재의 교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충분히 잘하리라는 믿음을
누구보다도 많이 갖고 있단다.
헌데 그 과도기에 자기 아이를 두고 싶지는 않단다.
그래서 잠시 나가서 있다가 내년쯤 다시 오겠단다.

여기에서 난 그들에게 분노하고 말았다.

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이기심
남아있는 사람들과 교사에 대한 배려가 없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느낄 상실감과
그 교사의 상처는 어떻게 하나?

난 작은 아이를 이 곳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감사하고 있다.
서로 마실을 하며 옛날 시골에서 클 때의 그 감정이 되살아나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도 피곤한 줄 몰랐는데...
누구보다도 그 사람들을 믿었었는데...

누구나 그럴까?
내 자식이 관련되면 객관적이지 못하고
부모의 이기심이 먼저일까?

이젠 웃으며 그들을 보내려한다.
그 사람들의 그릇은 그 정도였는데
내가 그들에게 너무 큰 것을 바란 것은 아닌지
나를 뒤돌아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