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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8

핸푠의 유혹~


BY 소낙비 2001-04-28

그저께 정기적인 친구 모임이 있었다.
한 친구가 조그만걸 들고 오더니 이어폰을 내귀에 꽂아주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노래가 신나게
흘러 나왔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이게 뭐냐고,숫자가있어
핸푠같기도 하고, 노래가 나와 라디오같기도 하고,
지 아들이 엄마에게 핸푠에다 노래를 입력하여
선물 했다며 자랑을 했다. 핸푠 번호를 가르켜주며 적어란다.
이제 친구들중 나만 핸푠이 없다.
나보고도 핸푠을 가지고 다니라했지만
아직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아니다. 영원히
가지지않을지도 모른다.
전화에 대한 아픈 기억들 때문에....

전화___
우리집 전화기는 5개째다.
고장나서 바꾼것 말고 멀쩡한 전화기를 버리고
새로 산 전화기만도...
전화로 인하여 남편과 하도 많이 싸워 넌더리가 날 지경이다.
하루에 집으로 몇번이나 전화를 해대는 통에
이웃집으로,시장으로, 성당으로,또는 취미활동하러 가면
혹시나 남편에게서 전화 왔을까봐 불안한 마음으로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한번 집으로 전화해서 없으면 한,두시간후에 다시 하면
될텐데 10분간격으로 하니 한시간 동안 전화를
몇통화나 하게 될밖에...
남편은 '오늘 전화를 몇번이나 해도 없더니 어딜 쏘다니냐"고...
나는 집에 볼일이 있으면 직접 와서 가져 가든지,
아니면 아침에 미리 이야기를 하던지 하라 해도
막무가내 자기 고집대로 열쇠도 가지고 다니지도 않고
사람마음을 불안하게 괴롭히면서
어디가서 편하게 앉아있지를 못하게 했다.

남편과 전화때문에 자주 화근이 되어 싸우곤 했다.
전화일로 크게 싸우고난 그날 저녁에 나는
멀쩡한 전화기를 비닐봉지에 넣어 옛날 쓰레기 투입구가
있을때 아까웠지만 눈 딱 감고 버렸었다.
남편은 눈이 동그래졌지만 답답한 사람이 우물판다고
며칠후에 새 전화기를 직접 사왔다.
그러다가 전화때문에 또 싸우면 나는 또 쓰레기통에 버리고
남편은 또 사오고....

몇번의 반복끝에 드디어 남편 두손들었고
출근해서 퇴근때까지 진짜로 급한일 아니면
집으로 전화하지 않는다. 결국 내 승리로 끝났고,
남편에게 나는'독한 여자'로 낙인찍혔다.

아들이 핸푠을 바꾸면서 지가 쓰던걸 나보고 하라 했지만
고개를 쩔레쩔레 흔들었다.

"안해"

길가다가 급히 전화할때나 전화올때가 있을때는
유혹의 마음도 들었지만 아직은 갖고 싶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