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7

밥값 서로 내기


BY 임진희 2000-11-08

오늘 저녁은 남편 친구 부부와 함께 먹었다.

십여년 전부터 그 부부와 함께 만나서 교외에도 나가고 식사도

함께 해 왔는데 요즘은 서로 바빠서 오랫만에 얼굴을 마주 했다.

남편과 대학 동창인 그분은 나이는 남편과 같고 부인은 나보다

한살 아래다.

교대역 부근의 일식집을 예약해 놓았다고 해서 밖에서 볼일이

있었던 나는 집에 들어 가지 않고 남편과 만나서 약속 장소를

향했는데 강남은 교통이 너무 막혀 이십분 거리를 한시간 만에

도착 했다. 시간은 여유있게 나갔기 때문에 늦지는 않았다.

남편이나 나나 약속을 하면 항상 먼저 가서 기다릴 망정 일찍

나간다.

이층에 있는 일식집은 들어가자 마자 전 종업원이 어서옵쇼,

하면서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친구 분은 아직 도착 하지 않으셨다. 예약석에 앉으려고 하는데

마침 들어 오시는데 부인은 없고 혼자 오셨다.

직장에서 바로 오시는길이고 부인은 집에서 출발 해서 곧 올거

라고 설명을 했다.

스스럼 없는 사이라 마음 편히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부인이

들어 왔다. 주문한 요리가 나오는데 회가 싱싱 하고 꼬들 꼬들

한게 아주 감칠맛이 있었다. 손님은 테이블이 모자랄 정도로

예약 손님이 많았다. 술은 정종을 데워서 가져 왔는데 가족내력

이 술에 약한 나도 입에 대 보니 따뜻해서 몇모금을 넘길수가

있었다.

주방장이 서비스라며 회가 담긴 접시를 들고 인사를 왔다.

이 집이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것 같기도 했다.

첫째 회가 싱싱하고 모든 종업원이 친절하며 대접받는다는 느낌

을 받을수 있게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점이 눈에 띄었다

저녁에는 정식 메뉴도 없고 값은 비쌌지만 어쩌다 한번쯤은

마음 맞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먹는 즐거움도 누릴수 있어서

행복하다.

마끼까지 먹으니 배가 불러서 밥은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남편이 화장실을 간다며 일어 섰다.

나는 왜 나가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남편과 나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런 부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

는 습관이다.

잠시 뒤 돌아 보던 친구가 뛰어 나갔지만 이미 남편이 계산을

끝낸뒤였고 친구 분은 자신이 대접 하려고 예약 해 놓았는데

미리 지불 하면 어떻게 하냐고 야단이였다.

아무나 내면 어떠냐고 대답하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남편의 다른 친구도 많지만 이 부부는 항상 만나면 마음에

부담이 없어서 좋다.

한국인들의 밥값 서로 내기는 오래전 부터의 습관이지만 일본인

들의 제 밥값은 제가 내는 {와리깡이라 한다나} 것 보다는 인간

적이라고 생각 한다.

물론 너무 부담이 되는 일은 곤란 하지만 자신이 낼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름다운 습관이라고도 생각한다.

연말에는 자신이 내야 한다며 그때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