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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99

엽기로 오해된 영화


BY pluto 2001-04-28

때늦은 영화얘기 하나 더합져, 김기덕의 '섬'입니다

처음엔 다들 엽기라고 하길래 안볼려고 맘 먹었습져

그런데 맘을 고쳐먹고 걍 보게된 이유 두가지

첫째는 이 영화때문에 베니스 영화제가 발딱 뒤집혔다는 어떤이의 제

보(?)도 있었구

둘째는 이 영화의 감독 김기덕 의 전작들(악어, 파란대문,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제가 갠적으로 인상적으로 본탓이져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실험적인 영화를 싫어하시거나 낯설어 하시

는 분들은 보지 마시구여, 저같이 영화보고 씹어먹기(?)를 즐기시는

분들은 보셔도 무방하실듯.

오락성은 거의 없습니다 ㅋㅋㅋㅋ

엽기 영화는 아니구먼여

잠시 해설을 붙이자면, 제 개인적으로 김기덕작품에는 몇가지의 공통

분모가 있다고 생각됩니다(완전히 개인적 생각입니다 ^^)

한가지는 꼭 물을 통해 사람의 모습을 투영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이

고(아마도 인간의 근본이 물에서 시작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여?)

또 한가지, 섹스를 무감각하게 하는 여자(보통 일상의 숨쉬기와같이

무덤덤한 여자들..)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이 여자들 하나같이 말

이 적습니다

원초적 감정을 전달하는데 말이 필요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하더

만여

또 한가지, 우리가 일반상식으로 미친짓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그의 영

화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것

마지막 한가지, 그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본능적으

로는 지극히 순수한 사람들이라는 점.

제목인 '섬'이란, 배경이 아니라 쥔공들의 고립된 상태, 둘만의 관계

를 의미하는 듯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물은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자유와 동시에 구속됨을 나

타내준다 느꼈구여

죽음까지도 포용하는 장소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더만여

(전작 '악어'를 비롯한 모든 영화에서도 물은 자유, 구속, 원초적본

능, 죽음과도 연결됩니다)

물은 바로 이 둘의 고립과 도피를 둘러싸주구 있져, 바로 자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무데도 벗어날 수 없도록 가로막고 있는 벽이기도 합

니다. 섬을 둘러싼 물이란..복잡한 의미로 이해가능하져

암튼 대사 하나 없이 영화 끝나는 여쥔공은 첨 봤는데여, 그래도 감정

전달 잘하더만여 이름이 '서 정'이라던가?

괜찮은 여배우 하나 건졌다 싶어여, 유별나게 이쁜데는 없지만 인상적

이더만여

글구 그 낚시바늘을 집어삼킨다던가 밑으로(헉! 이장면에서 충격받는

분 많더만여) 낚시바늘을 집어넣는 장면은 엮어서 해석해보니까 잼나

더만여

우리가 먹고 숨쉬는 목구멍으로 바늘을 삼키는 남자와 우리가 태어나

는 곳으로 바늘을 집어넣어 버리는 여자라.......

대단히 원초적인 본능을 상징한다 생각됩니다

또,남자가 바늘을 삼킨 이유는 고통으로부터 회피를 나타낸다면 여자

가 스스로를 상처주는 것은 자신을 떠나려는 남자에 대한 집착때문..

회피와 집착이란 인간을 괴롭히는 고통의 감정이져

회를 뜨여지고 물에 놓여지는 물고기라든지 새장에 갇힌채 물에 빠져

죽으면서 날개를 퍼덕이는 새(카나리아같이 보이던데^^), 또 물이 없

는 수족관에서 말라죽는 물고기등은 고통속에서 허우적대는 인간의 모

습을 상징한다 생각됩니다


그것들을 수용하는 것 또한 초반에 말씀드린바와같이 물이구여

전반적으로 '원초적 본능과 고통, 그리고 갈망'

현실에서 고통받고 난도질당하면서 또 다른 자유와 사랑을 끝없이 갈

망하지만 결국 고립되어 버리는 인간모습을 보여준다고 제 갠적으로

는 결론을 내렸어여

암튼 저처럼 머리깨지는 거 좋아하는 인간이나 잼나 하는 영화였음다

뭐 강추한다거나 하는건 아니여요.

공연히 제 얘기듣고 빌려보신후 욕하지 마시구 '실험영화 왠지 낯설

어' 하시면, 다시 말씀드리지만 안 빌려다 보시는게 낫슴다

음냐,,,, 두서없는 글 이제 걍 마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