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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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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사람


BY 임진희 2000-10-26

어제 어느 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각자 추억이 있으면 한가지씩 말해 보라고 해서 앉은 순서대로

말을 하기 시작 했다. 처음 말문을 꺼내신 분은 내일 모레면

육학년에 도전 하시는 분이셨다.

응 저는 별로 기억에 남는 일이 없어요. 특히 학창 시절에도

모범생이 였고 부모님의 뜻에 거역 한 일도 없어서 대학때 미팅

한번 못하고 졸업 했어요.

그분은 늘 얼굴에 근심 같은 것이 어려 있는 분이 셨다.

두번째로 입을 연 분도 마찬가지 라고 대답을 했다.

세번째 앉은 분은 약간 젊은 분이셨는데 별다른 기억이 없다고

하셨다. 대학때 잠시 휴학 한일이 기억 난다고 덧붙였다.

네번째 분은 전공이 가정과 였는데 지금 생각 하면 잘못 선택했

던것 같고 역시 부모님이 엄해서 미팅도 하지 못했다고 말을

마쳤다. 이분은 표정만 봐도 그 말이 정답일것 같은 분이다.

다섯번째 분은 중학교 때 일을 말씀 하셨는데 자신은 수예가

취미라서 수업 시간에 수를 놓다가 야단 맞은 적이 있다고 했다

여섯번째는 내 차례였다.

나는 여고 시절 첫눈이 내리면 수업 시간에도 창밖을 보며 머리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한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드디어 일곱번째 분이 입을 열었다.

저는 학창 시절에 알고 지내던 남자가 데모를 하다가 경찰에게

뒷덜미를 잡혀 닭장차에 끌려 가는것을 목격 했는데 지금도

가끔 그 생각이 불쑥 난답니다.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모인 사람중에서 일곱번째 분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추억 할수 있고 기억속에 남아서 그리워 할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이 가을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그리운 얼굴을 떠 올릴수 있는

사람은 행복 하다.

내가 누군가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야말로 더 없이 행복

하다고 생각 한다.

만나지 않아도 만날수 없어도 가슴속에 간직한 그리움을 소중히

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