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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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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가고싶은데...


BY 소낙비 2001-03-17

좀전에 한동네에 같이 살던 한살위인 어릴쩍 동무에게서
전화가 왔다.결혼후 처음 전화로 해후를 했다.
내일이 초등학교 총동창회라고 꼭 나오란다.
남달리 보고싶은 어릴쩍 동무다.껄끄런 일이 생각난다.

다른친구의 오빠를 야무진 이 동무에게 내가
중매를 섰었다.엄마는 처녀가 중신하는것 아니라며
극구 말렸고, 나는 걱정말라며 두사람의
징검다리 역활하러 나갔다.다방에 앉아 서로 소개를
시켜주고 나는 일어서려는데 친구 오빠는
멋쩍었는지 같이 밥을 먹으러 가자 했고,눈치 없는
나는 덜렁 따라 갔었다.
그뒤에 서로의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서
양쪽으로 소감을 물어보았다. 동무는 맘에 들어했고,
친구 오빠에게 물어보았더니 나를 잠깐만
만났으면 하길래 '아,뭔가 성사가 될려나보다.그러면
옷한벌 얻어입을수 있겠다'싶어 박수를 치며
식구들에게 큰소리를 치고 나갔는데
아니 이런 낭패가! 친구 오빠는 되려 나에게 구혼을 청하는게
아닌가.이럴수가...말도 안되는 일이다.
친구오빠에게 간곡히 거절하고(그후로 이쪽친구하고도 멀어졌다)
어릴쩍동무에게 너무 미안해서 연락도 끊고 지냈다.
바로 그 동무에게서 실로 25년만에 전화가 온것이다!

동창회는 못가겠고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다.
이제 우리 나이가 되면 아이들 다 대학보내고
남편과 둘이 남게되면 초등학교때
동무들이 어떻게들 변했는지 궁금키도 하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나한테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아, 보고싶고 만나고 싶은 동무들이
얼마나 많은데...고무줄뛰기하면 난데없이 뛰어와서
고무줄을 자르고, 치마만 입고가면 '아이스케키'를
외치며 치마를 들추던 머슴애들,
책보다 공기돌을 더 많이 넣어다니며 길가에
퍼대어 앉아 해넘어가는줄 모르고 공기줍기하던 동무들...
다들 보고싶다..

남편은 초등학교 동창회를 잘도 가더니만,
낮에 만나것도 모자라 집에 들어와서까지
여자친구들과 전화로 니 내 해가며 껄쭉한
농담도 마누라 들으란듯이 신나게 주고 받길래 하도 얄미워서
슬쩍 나도 초등학교 동창회가면 안되냐 하면
일언지하에 '안된다'이다.

흥~ 지는 가도되고 왜 나는 가면 안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