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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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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한칸짜리방, 환한불빛,사랑,그리고 미소


BY 이순연 2000-08-10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하늘근처 먹구름 씌운 채 소리없이 내립니다

모처럼 여유 부리며
늘 휴식처로 사용하던 세면장에서
거리로 오가는 행인들의 한가로움과 테니스장의 생동감과 박력감이
촉촉히 적셔주는 비로 인해
평화로움 마저 감도는 그러 창 밖 풍경에 젖어
지나온 우리 둘의 삶이 새삼 뒤 돌아 보아지는군요

우리 안식처를 마련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어색하지만
어둠과 함께 퇴근하여 돌아오는 당신을
바쁜 핑계로 제대로 맞이하지 못하고
얼떨결에 저녁상 마주 대할 때면 그제서야 얼굴 바라보고
몇 마디 대화속에 웃음과 행복이 어우러짐을 느낍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서도 우리의 단 한칸 짜리 방안엔
환한 불빛과 사랑이 충만되고
지치고 피곤한 육체를 가지고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정신으로
미소와 함께 잠이 들지요

여명이 밝아올 무렵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잠든 당신 모습 바라보며
짧은 시간이나마 가슴 가득히 채워진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며
나눌 수 있는 내 사랑은 모두 드릴것을 다짐해보곤 한답니다.

봄과 함께 시작된 우리들의 삶
언제까지나 변함없는 사랑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하며
사춘기 소녀의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면을 빌려 그대에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