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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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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전상서


BY bibianle 2001-02-22

아버지~~~ 저 막내 여식입니다

늦게 낳은 막둥이라 조금이라도
이 어린거 손에서 놓으면 다칠세라
그렇게 애지중지 하시던 막둥이예요...

오늘 아버지 영정 뵈옵고 생전의 아버지 모습떠올라
아버지 가신지 20년만에 처음으로 올리는 편지입니다.

아버지 계신곳은 따뜻하고 편안한 곳이리라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네 아버진 좋고 편안한데 계실거라고....

생전에 남한테 해로운일 한번 안하시고
법없이도 사는 양반이라는 칭송을 듣고 사셨으니...
없는사람 내옷 벗어주고 형편이 안돼서 못배우는 젊은이들
모아서 우리도 이제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외치며
가르치시던 아버지....

영어 발음이 우스워 우리가 놀리면 아버진
당신께서 잘하시는 일어로 우리를 당황하게 하시던 아버지...

젊은이들과 어울리는게 좋아서 마치고 나면 곧잘 그 젊은이들과
어울려 약주 한잔 하시며 노래 하시던 아버지....

막둥이 학교 입학 기념으로 학교 지붕에 비둘기집 올릴때
나는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그리고 휴일이면 도시락사서 다니던 구포둑 낙동강 낚시터...

태종대에 가서 입구에서 할아버지가 팔던 다람쥐...
다람쥐가 통안에서 체바퀴도는걸 구경하다 사달라고 졸라서
들고 오다 다람쥐 도망가서 잡느라 애쓰시던 아버지...

그렇게 저에게 잘해 주셨는데도 투정하고 불평하고....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지금도 잊지못하는 그사람과의 잘못된 만남때문에
제가 많이 아프고 방황할때 아버지의 다독거림은 저에게
다시 용기를 주었고 아버지 생전에 제가 짝을 지어
잘 사는걸 보고 싶다고 하셔셔 다시또 다른 만남을 가졌을때
아버지의 웃어시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전 세상의 남자들은 다 당신 같은줄 알았어요.
세상의 남자들은 결혼하면 다 아버지같은 남편이
되는줄 알았어요.

아내를 존중하고 아이들위하고 어른 공경하며
열심히 사는 남편요...

아버진 어머니를 항상 우대를 해주셨고 위해 주셨어요.
한번도 싸우는걸 못보고 컸으니까요...

그런 아버지만 보다가 결혼해서 다른 모습의 남편을 보니
얼마나 후회 스럽고 아버지가 원망스러웠는지요.
독신으로 살려고 했다가 아버지의 원함으로 결혼한게...

아버지~~~지금 와서 제가 이렇게 아버지를 원망하며
투정을 부려봅니다. 아무에게도 못하는 어리광을....

지금 손자들과 노래하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육성테이프를
틀어놓고 모두 침묵에 잠겼어요... 아버지 생각하면서...

제가 자식을 낳고 엄마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불평하고
투정하는 어린 막둥입니다...

불효여식 막둥이 영정앞에 엎드려 이렇게 울고 있어요.

앞으로 제가 생활하는 지침을 가르쳐주시고 이끌어 주세요.

아버지...

아버지 마음 어지럽혀드려 죄송합니다.

그냥 막둥이의 투정으로 받아 들이시고

극락왕생하시옵소서.......

2001.2.21 막내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