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민이가 놀이방에 다니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놀이방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었다.
"놀이방은 민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
"놀이방은 장난감도 많아요....."
"놀이방 선생님은 책도 많이 읽어 주신다..."
"놀이방은 엄마는 들어 갈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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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놀이방 가는 첫 날....
아침을 먹이고 놀이방을 가기위해 씻기려고 하니까
식탁 의자 밑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강제로 끌어내어 얼굴을 씻기니 펑펑 울기 시작했다...
"민이는 너무 불쌍해...흑흑흑..."
"왜 민이가 불쌍해? 놀이방에 놀러 가는데...."
"그냥 민이는 너무 불쌍해....흑흑흑..."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속에
사회성이 너무도 부족한 민을 보며 나 자신이
강한 결단력을 보여야만 했다.
놀이방 앞에서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티는 민이와
또 한번의 몸 싸움을 해야만 했다.
놀이방에서 몇달 아래의 민의 사촌 동생을 보더니
맘이 조금 놓였는지 둘이 손을 꼭 붙들고
내게 집에 갔다 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5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바쁘게 집안 일을 하면서
마음은 민이에게 가 있었다.
혹 놀다가 다치지는 않았는지...
엄마 보고 싶다고 울고 있지는 않은지...
오줌 마렵다고 말도 못해서 바지에 싸지는 않았는지...
너무도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뒤죽 박죽 만들어 놓았다.
데리려 가야 할 시간....
맞추어,아니 조금 이르게 가 보니
의외로 너무도 잘 놀았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의 몸 싸움도 없이 잘 갔다.
선생님께 오줌 마렵다고 말을 못해서
바지에 오줌을 싸기는 했지만...
이틀 사이에 민이가 부쩍 큰 느낌이다...
누구 말마따나...
아이는 능력이 되는데
오히려 엄마가 아이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손에 놓칠세라 깨질세라 벌벌 떨고 있는가 보다.
그러고 보면 민이가 자라면서
나를 엄마답게 키워 주고 있는 셈인가....
나의 생명...나의사랑....
민...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