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3월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난 둘째아이 낳고 소화불량기가 생겼다.
그것도 산후병에 드는 것인지 그때까지 한없이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래도 견딜만했었는데 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고 한달가량 소화
가 되지 않아고생고생하다가 큰 병원에를 갔다.
내시경에 이상야릇한 검사까지 하고 암은 아니고 그냥 염증과
신경성으로 보인다는 의사 말을 듣고 그자리에서 소화가되는 것
을 느꼈었다.
그리고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난 큰 걱정거리없이 살았는데
얼마전부터 또다시 같은 증세가 왔다.
난 긍정적인 사람이 못된다. 아니 부정적인 인간이다.
무슨일이 생기면 안좋은 쪽부터 생각한다.
어디가 아프면 죽을병은 아닌지부터 생각하는 못난 인간이다.
고치고 싶어도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
아버지는 나를 의지하셨었다. 잘 못듣는 엄마, 영원히 철들을
것같지 않은 남동생을 뒤로하고 맏딸인 나를 대화의 창구로 생각
하셨던것 같다.
그렇지만 암이라는 병앞에 속수무책, 도대체 내가 해드릴수 있
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약속도 결국은 지키지 못했고 괴로와
하시는 모습에 차라리 빨리 돌아가시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으니 나는 좋은 딸도 못된것 같다는 자책감에 괴로와하기도
했었다.
아버지 암판정 받기 조금 전에 내 꿈에 나타나셨었는데 그것 역
시 지내고 보니 예사롭지 않았다.
요즈음 아버지가 꿈에 자주 보인다. 죽은 사람하고 말하면 안
좋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내게 귀엣말을 하신 것도 같고
아버지가 나를 데려가실지도 모른다는 철없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인지 소화가 다시 한달가량 되지 않는다고 느낀 것이 무섭
다. 18개월전에 내시경에 아무이상 없었고 3개월전에 초음파
이상없었는데 3개월후에 갑자기 위암이 될 수도 있는걸까
아니야 아니다 내 심약한 마음에서 오는 신경성기능장애일거야
하면서도 그때뿐. 난 무섭다. 내가 죽을 병일것만 같아서.
내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죽을 수도 없다.
혼자사시는 친정어머니를 앞세우고 죽을 수도 없다.
그래 아버지가 내가 이뻐 데려가시고 싶더라도 엄마와 사랑하는
손주들 때문에라도 나를 데려가시지 않을게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르겠다.
이런 심성으로 두 아들을 어떻게 꿋꿋하게 키울 것인지도 한심
스럽다.
정신병원에라도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든다.
이 반복되는 소화불량과 그로 인한 나의 부정적상상, 또 언제까
지 상상으로 멈출 수 있어줄지 난 두렵다.
내가 정말 정상적인 사람인지조차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