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야!
지금은 밤12시15분.
냄푠,수진이 다재워 놓고
지난 번에 쓰다남은 염색약 브릿지 칼라로
머리까만 부분 마져 들인다고
머리뿌리쪽에다 듬뿍 바르고 랩으로 머리 둘둘말고
수건 뒤집어 쓰고,
컴피터 앞에서 시간 가길 기다렸는데
아줌마닷컴에 어떤 아짐씨 냄푠이 속썩인다길래
이혼하라고 답장쓰고,
어떤아줌씨 너무 야한 글 올려놨길래
정신차리라고 답장쓰는데
마음속에 (내가 너무 입바른 말만 하다가
이거 벌받능거 아이가..)
하고 이렇게 생각이 들데 그래서
집필을 관두고 오줌누러 화장실갔다가
거울에비친 내머리를 보고
너무 놀랬다.
태어나서 이렇게 노란머리는 처음 봤거든.
그것도 머리뿌리 쪽으로만...
내일 교회끝나고 시아버지도 만나야 되는데
천정이 다 노랗게 보이더라.
내가 앞에 잔머리까지도 신경을 써야된다면서
약을 넉넉히 발라놨더니
앞잔머리부터 옆가르마타는 양옆으로 v자로
노란 길이 났더라.
심장이 벌렁벌렁 뛰더라.
어찌나 상상을 초월하던지...
손을 덜덜 떨면서 홍서방 새치머리 염색용 비겐크림을
꺼내서 V자로 발라놨다.
또 앞만 V자로 까매지면 우짜노..
이번엔 시간 조절 잘해야지.
어떤 아줌시 이혼하라했다가 벼락맞았다.
우째 속으로 찜찜하더라니.
그나저나 머리밑 사이사이로 보이는
쌘노란 머리는 우째야 ?팁?답이안나온다.
일단 내일고비만 넘기고 생각해봐야겠다.
미장원도 쪽팔리서 못가겠고 죽겠다.
그라믄 잘자라
내일 결과를 이멜로 보낼께.
속이 시커멓게 타고있는 동생이..
잠은 언제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