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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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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11)


BY 가을비 2000-07-17

>>직장을 갖고 처음 맞이하는 연휴에 마음이 푸근하다.
토요일에는 조그만 즐거움을 혼자 간직하며 아침을 보냈고
저녁에는 개인지도로 동네친구의 딸들인
두 자매에게 워드자격증공부를 가르쳤다.
다음 달에도 다른 친구가 딸과 딸 친구를 가르쳐 달라는
얘기를 하는데 퇴근이 너무 늦어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시간을 타협 중이다.
학원에서 받는 월급으로는 아이들과 생활이 되지않는다.
그렇다고 공부가 딸리는 아이들에게
학원도 보내지 않고 놀릴수만은 없고...
아이들 아빠는 5월달에 한 번 돈을 보낸 이후에는
더이상의 입금은 없다.
그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내가 벌어서 해결 할 수 있다면 그 사람과는 더이상 아무런
상관도 되고 싶지 않다.
돈을 해주마 하던 약속을 믿었던 내가 또 한번 그에게
속은 건가보다. 아니 그도 그리 넉넉치는 않은것 같았다.
인간적으로 자기 자식을 그리 내몰라라 하는 그런인격은 아니다.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는 단지 눈에 보이는 현실로만
확인하고 믿을것이다. 모든것을.

주위 친구들의 마음씀이 고맙다.
열심히 가르쳐 나에게 배운 아이들 전부가 자격증을
딸 수 있게 하리라.
참으로 나에게 있는 단 한가지의 능력인 가르치는 것.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고 또한
배우는 아이들도 좋아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맙다.
오로지 가르치는 것만 하고 살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외 부수적인 것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에는 나는 잘 할줄 아는 것이 없다.
살림도 잘 못하고 청소도 잘 못하고
사람도 잘 못사귀고 마음을 숨기는 것도 잘 못하고
말을 부드럽게 하는 것도 잘 못하고
잘못투성이 이다.

오늘은 제헌절. 국기를 달으라는 관리실의 방송이
나의 늦은 잠을 깨웠다.
내일부터 3시부 아이들이 들어가는 파워포인트를
한 번 보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이곳으로 먼저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