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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술을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구, 그래요?


BY 하강천사 2000-12-13

지난주 토요일이니까 4일전, 일어났던 실?니다.

11월18일에 결혼한 막내 여동생(서른살)이 우리랑 가까운 곳에 살게
되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급한 일 있을때 애들 맡기고 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우리애 2명이랑 바로밑에 여동생 애들2명을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은 제가 다니는 볼링장에서 '주부볼링대회'가 있었어요.
요즘 점수가 꽤 잘나오기에 한번 욕심을 내어(상품이 빵빵하거든요)
출전하기로 하고 금요일에 막내에게 전화를 했지요. 또 마침
토욜날은 자기 신랑고향친구들 집들이를 하는 날이었어요. 그럼 우리 서로 품앗이 하자...네가 오전에 애 봐주면, 내가 저녁에 가서 도와줄께... 우린 서로 만족해 하며 O.K.

근데 토요일 아침...전화가 왔어요.
"얘는 오지 않구 왜 전화야? 엽때요?"
"언~니....미..안..해... 나 너무 아.파.서 못 가겠어..."
"아프다고? 왜, 어디가 얼마나 아픈데?"
"몰...라...토했는...데........피..가...나왔어...."

으잉~ 결핵도 아닌데, 피를 토했다구? 이게 웬 날벼락이냐...싶어서
큰조카랑 우리 둘째랑(토요일엔 유치원이 왜 쉴까?) 집에 가둬놓고
작은조카(3살)를 데리고 냅다 뛰었지요...
벨을 누르니 한참만에야 겨우 문을 열어준 막내...잠옷바람 그대로
화장실에서 위로...아래로...정신이 없더군요. 근데 배가 너무 아프다고 하면서 손가락도 제대로 펴질 못하는거예요. 이거 심각하구나 하고
가까이 가보니 화~악 풍겨오는 냄새는.....술.냄.새!!!

"지지배...너 어제 술 먹었니? 얼마나 많이 먹었어?"
(막내는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주량이 엄청 납니다)
"소주 1병 밖에 안 먹었단 말이야...으윽! 너무 아프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막네... 옷이랑 양말이랑 챙겨입히고 가까운 병원에 앰블런스를 보내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지금 다른데 가고
없어서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대요...결국 우리의 자랑스러운 119에
전화를 했지요. 5분도 안되어서 아자씨들이 4분이나 오셨어요. 에궁.

"저...어제 동창회 갔다가 술을 좀(?) 먹었나 봐요. 오늘 아침부터
배가 아프고 설사도 했는데...손,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질 않네요."
제가 변명아닌 변명을 했지요...술냄새가 그 아자씨들에게도 전해지니까...결국 작은조카가 그토록 좋아하던 장난감 구급차가 아닌 진짜
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옮겨 졌어요. 둘째 조카는 계속,
"와...! 삐뽀삐뽀...이모, 이거 삐뽀삐뽀..." 두이모 속타는건 모르고
신나했어요...

위내시경 하고, X-Ray 찍고, 피 검사 하고....결론은....
위경련에 오바이트를 너무 심하게 해서 식도가 조금 찢어 졌대요.
만약 많이 찢어졌으면 갈비뼈를 자르고 수술을 하는 아주 큰 대형사고
일뻔한거 있죠... 다행히 막내는 좀 지나면 아물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대요. 근데 저랑 교대하신 친정엄마가 혼자 계실때 막내가 너무 아파해서 숨도 못 쉴정도라 산소마스크까지 동원됐었나 봐요. 환자가 아파하는데 주사도 안 준다고 간호사에게 따지니까...이 간호사 왈...

"환자분, 술은 일주일에 몇번 정도 드세요?"
"아니, 여자가 술을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구, 그래요? 얼른 안 아픈
주사나 놔 줘요!"
(엄마...막내는 여느 남자 안부럽게 술 잘먹어요)

암튼 온 식구들 발칵 뒤집어 놓았던 막내는 오늘 퇴원을 했어요.
글구 약속, 다짐했지요....이젠 술 끊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