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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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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남자와 사는 이야기-2 ###


BY 장현숙 2000-12-12

날씨가 많이 추워 졌어요.
엊 그제 가까이 지내는 애기엄마가 맛있는 배추가 있다며 김장 하자고
하길래

"뭐 벌써 하노? 올해는 푹하다고 하던데 난 조금 더 있다가 할란다."
했던게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지까 후회막급이네요.
혹시 그 애기엄마.

"내 말 안 듣더니 쌤통이다." 할지 모르겠네.설마?

각설하고 오늘은 남자2-즉 우리 큰 아들 얘기를 해 볼까해요.
중1 자존심 강하고 성격 급한것까지 아빠를 꼭 빼닮은 아이.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열 네살 피 끓는 청춘이죠.

그러니까 15년전 결혼하고 두 달만에 아이가 들어 섰는데 우리 부부뿐 아니라 주위 어른들까지 아주 많이 기뻐해 주셨어요.

태몽은? 물론 꿨죠. 아주 괜찮은 꿈이었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개 할수가 없네요.
왜냐-태몽을 들으신 친정이모님이 이야기하지 말라셨거든요. 천기가 누설 (?)된다구요. 후후...

양치질하다가 구역질 한번 하고 입덧 끝.-사실 이 부분은 아직도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어요 .
왜 여자들이 결혼해 살면서 남편에게 원 없이 한 없이 대우 받을수 있는 몇 안되는 때가 첫아이 가졌을 때 잖아요.

어쩌다 TV드라마에 아이 가지고 호사하는 장면이 나오면 그냥 못 넘기죠.

"아유 난 너무 억울해. 저런 것도 못해보구..."
"씰데없는 소리 하고있다. 니-(남편은 화 나면 "니", 기분 좋으면 "당신"이라고 하거든요.)는 그기 얼매나 큰 복인지 아나? 부러버할걸 부러버해야지."하며 가소롭다는듯 혀를 끌끌 찹니다.

누가 그걸 모르느냐구요.하지만 그래도 섭섭한건 어쩔수 없드라구요.

수술 끝나고 마취가 깨어날 무렵 어렴프시 들리데요.

"엄마,아빠 나이가 많은데 아들이어서 좋겠다."

요즘 같은 세상에 무슨 아들 타령이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등등 하시겠지만
무녀독남 2대독자인 남편이나 그 아내인 저는 사실 아들이었으면 했거든요.
워낙에 한 몸매 하는 데다 아이를 가졌으니 어땠겠어요?
어른들은 제 두리뭉실한 몸매를 보며 틀림없이 아들일거라고 하셨지만
단 한사람 우리 친정엄마 하시던 말씀.

"얘,너무 믿지마라.떡시루는 엎어봐야 알고 애는 낳아봐야 안대드라."

어쨋든 전 34살에 큰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됐어요.
혹자는 정상분만 보다 제왕절개하는 것이 훨 덜 고통스럽다고 하는데
그건 모르시는 말씀!
마취에서 깨어난 다음 얼마나 아프던지...
그래서 아이들이 날 속 상하게 할때마다 하는 소리가 있는데-

"야, 느그덜 엄마가 배째가 힘들게 ?♥팁少쨉?그래도 되니?"-누군 뭐
배 안아프고 얼라 낳나.

그리고 15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큰 아이가 열 네살.
코 밑에 거무스레 수염도 나고 몸에선 사내냄새가 솔솔 풍기는데
남편은 사내냄새라는 내표현이 좀 징그럽다고 티방을 주는거 있죠?

"그럼 뭐라고 하란거야? 총각냄새? 홀몬냄새? 에이,사내냄새란 말이 그중 제일 낫구먼..."

아이는 이젠 제법 컸다고 작년까지만 해도 샤워할때면 지 알몸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곤 했는데 요즘엔 내가 등 밀어주겟다고 하면

"?磯?내도 인자 혼자 할수있다."
하며 손나래를 치는거 있죠?-내가 지00한 두번 봤나.어디?

유난히도 잔병치레가 잦아 노심초사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감사하게도 아이는 자라면서 건강해졌어요.
아빠를 닮아 겉으론 무심해 보여도 속내가 따뜻한 아이,
내생일날 용돈 톡톡 털어 산 장미꽃다발을 내 품에 안겨주는 아이.
가아끔 내 마음을 아프게도 하지만 그래도 난 우리 큰 아들이 참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