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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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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번 돈 오만원


BY 임진희 2000-12-01

오늘 은행에 적금 넣으러 갔다가 통장을 확인해 보았다.

오만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사연인즉 지난번 자원 봉사 한 경험을 써 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점심

을 먹는 자리에서 회사 직원분이 했었다.

나는 그때 이미 아줌마 닷컴에 글을 올린 후였지만 자세히 글을 써서

가지고 갔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사보에 실리게 되었다며 계좌 번호를 알려 달라

고 했다. 나도 아직 사보에 실린 글을 읽지는 못했지만 그냥 기분은

좋았다.

남편이 번 돈을 쉽게 쓰기만 했지 이렇게 내가 생각 나는대로 글을

써서 받은것은 처음이었다.

그 돈으로 무엇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남편에게 한턱낼까? 아니면 아들들에게 ?

오만원은 내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생활 하면서 늘상 쓰고 있는

돈과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산셈 치고 저금을 하러 다니던 젊은날의 내 모습을 생각 하기도 했고

한때는 생활도 마음도 여유로워서 산셈치고의 절약 정신을 잊기도

했었다.

이제 사회의 모든 분야가 힘들어지고 남편의 하는 일도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밑 바탕이 되어준 산셈치고는 나에게 있어서 얼마나

힘이 되어준 것인지 ...

어려울때 절약 하려하면 이미 때가 늦은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유로울때 장래를 대비할줄 알아야 한다고 가끔 남편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할때도 있었다.

세상 물정 모르고 결혼해서 오늘날까지 과연 얼마나 주부의 역할을

잘 해 왔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싶은때도 있다.

이제라도 내게 맡겨진 일을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새롭게

다져본다.

오만원이 입급된 통장을 바라보며 잠시 이생각 저생각을 하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