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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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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우리의 함께하는 모습


BY 심심해 2000-05-14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났어요. 그리고 결혼이라는걸 통해 함께 살고 있죠. 바로 저와 저의 남편. 근데요. 참 다른데...
그 무엇도 일치하는게 없는 우리가 함께 살고 있음이 때론 아이러니컬 합니다.

저는요,추운것 보단 더운걸 좋아해요. 워낙 추위를 타는 체질이라 요즘같이 따뜻한 봄날에도 덜덜 떨고 살아요.
남편은요, 더운것 보단 추운걸 좋아해요. 추운 겨울 밥한끼를 먹으면서도 온몸에 땀이 흐르는 남편. 날씨 어때? 추워? 하고 물으면 남편의 입에선 춥다는 말이 나온적이 없죠.

저는요, 밤에 잘때도 은은한 조명이 켜있는걸 좋아해요. 어둠이 싫거든요. 남편은요, 불꺼진 방안에 밖에서 들어오는 조금의 빛도 싫다고 창문 커텐을 꼭 치고 자죠.

저는요, 항상 이불을 목까지 올려 푸욱 덮고 자요. 그리고 가급적 옷을 입고자요. 왠지 허전해서요. 남편은요, 늘 이불을 걷어내고 자죠, 밤에 옷은 왜 입고 자는거야? 하는 남편은 늘 반대로 벗고 자구요.

저는요, 아무리 졸려도 잠드는데 몇시간이 걸려요. 양을 세어도 최면을 걸어도요. 남편은요, 배게에 머리를 닿는 즉시 깊은 잠에 빠지죠.

저는요, 소식을 해요. 조금만 많이 먹으면 항상 체하거든요.
남편은요, 아주 위대해요. 그렇게 먹으면서도 평생 체한적이 없데요. 체하는게 어떤 거냐고 묻죠.

저는요, 애완견을 무지 좋아해요. 모든 동물도 다 사랑을 쏟으면 그 사랑을 알거든요. 남편은요, 음식의 한 종류로써만 좋아해요.

저는요, 글쓰는걸 좋아하고 눈물흘릴 수 있는 감동적인 내용의 영화를 좋아하구요. 남편은요, 제가 쓴 편지를 읽는 것도 귀찮아하고 액션영화를 좋아해요.

저는요,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걸 좋아해요. 같은 영화라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니까요. 남편은요, 기다렸다 비디로로 출시되면 빌려서 집에서 봐요. 영화관 의자는 불편하다구요.

저는요, 백화점 구경을 좋아해요. 사지는 않아도 보는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되잖아요. 그리고 유행의 흐름도 알수있고. 남편은요, 제래식시장 구경을 좋아해요. 사람사는 것 같고 재밋는 구경거리도 많다구요.

저는요, 외출하기 전날 입을옷을 미리 생각하고 매치시켜 보는데요, 남편은 무조건 옷장에서 젤 먼저 눈에 띄는 옷만 입어요.
그래서 빨래를 해서 서랍에 넣어두면 빨래한 옷이 제일 위에 있으니 계속 늘 같은옷만 입어요.

그외에도 우린 너무도 다른게 많아요. 저는 하얀피부구요. 남편은 아주 까만피부구요. 생김부터 취향부터 버릇까지 단 하나도 공통되는게 없는 우리부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함께 무난히 살아간다는게 참 신기해요.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