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켜니 가물가물 거리고 책을 읽으니 글자가
흐릿하게 보여서 안과엘 갔다.
시력검사를 하니 1.5,1.2 란다.
근데 왜 글자가 잘 안보이고 가물거리냐고 물었드니
노안성 이람서 그럴땐 돋보기를 껴야 한단다.
엥? 돋보기?
하이구 인제 진짜 부속이 다 됐네.
속 상하고 마음이 심란 했지만 어쩌겠나.
안경을 맞추고 돌아왔다.
괜히 울 남편을 보니 신경질이 나서
"내 노안이라고 돋보기 껴래. 왜 나이 더묵은
당신은 괜찮은데 내만 이렇노" 했드니
"어이구 또 시비거리 찾아냈구나?"
(혹 속으로 꼬시다 카면서 웃는거 아닐까?)
참 이상하다.
시력은 좋은데 돋보기를 껴야 한다는 사실이....
"사실은 서글퍼 죽겠따. 이제 좋은 세월 다 간것 같은
기분도 들고...노안이 뭐야. 도데체..하이구"
정말로 서글프고 눈물이 날려고 하고 챙피하다.
메주덩이같은 이 얼굴에 안경까지 낀다면 참 볼만하겠네.
글고 왜 꼭 같은 밥묵고 꼭 같이 할거하면서 사는데
울1번은 괜찮은데 내만 이렇노 말이다.
(이게 바로 물귀신 작전인감? 히힛)
울 딸들한테 전화를 해서
"아이고 니 엄마 돋보기 껴야 한데. 이걸 우짜노"
했드니 킬킬킬 웃으면서 이왕이면 좀 있어 보이게
금테를 하란다.
망할것들.
빈티나는것도 서러버 죽겠는데 뭐 있어 보이게 금태를?
지들한테 좀 위로를 받을려고 했드니 오히려
어미를 갖고 놀려고 그러네.
(니들 담달 잡비 보낼때 함보자.)
그나 저나 참 기분 더럽다.
멀쩡하든 눈이 갑자기 돋보기를 쓰야 하다니....
눈에 보이는 부위가 이러면 안보이는 다른 부위는
이상이 없을까나.
이러다가 소금하고 설탕도 구별몬할까봐
그 참 무지 걱정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