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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키우기. 4 - 할아버지의 사랑


BY 다람쥐 2000-11-22

울 아버지 우리 키울때는 저렇게 안 하셨는데....
요즘 민에게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는 종종 어린 시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밥 안 먹는다고 투정 부릴때는 말 그대로 국물도 없었는데....
밥 먹일라고 밥상 차리고 있으면 가뜩이나 밥하고 웬수인데
"아이스크림 먹을까?"하며 사탕이나 과자류를 집어 주신다.

그래서 할아버지 집에서는 그나마 먹는 밥을 한 끼도 안 먹을때가 있다.
친정에 가면 이삼일 자고 올적이 있는데 한번 그렇게 엉덩이를 붙이면 떨어지질 않는다.
그곳에서는 통제가 안되는 것을 약은 민이가 알기때문이다
조금만 야단 맞으면 할아버지 뒤로가 숨거나 이른다

그러면 친정 아버지 물불 안가리시고 애 울린다고 나만 잡는다.
그래서 할아버지 집에 가면 버릇 나빠 진다고 그러나 보다.
나 시집가서 전화 한통화 안 해주시던 아버지.
민 생기고 하루에 꼬박 꼬박 두번씩 전화하신다.
말 못할때는 옹알이라도...지금은 말이 어느정도 되지만
민과 통화 하려면 상황이 잘 맞아야 한다

재미있는 놀이에 집중하고 있으면 전화 받으라고해도 바쁘다고 안 받는다.
낮잠 자는 시간도 있고...
남자아이라 그런지 전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기가 내켜야 받는데 내킬때가 많지 않다.

아버지는 또 돈에 대해서도 무지무지 알뜰하시다
하지만 손주에게 쓰는 돈은 그 개념을 잃으시는 것 같다.
손주자랑을 하도 하고 다녀서 사무실에서 민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얼마전에 민이가 지나가는 말로
"나 할아버지 없으믄 몬샬아---"
했다고 감격에 감격을 하셨다...

"나 공룡이랑 많이 있는데 커서 돈 벌어 할아버지 많이 사주께..."했다고 연신 좋아 하셨다.
예전에 아들이 '엄마 내가 크면 외국으로 여행 보내주께'
그래서 그 엄마 그걸 또 각서로 받아 놓았다는데
그 아들 각서보며 하는말..."이건 미성년자때 쓴 각서네
그러면 법적 효력은 없지"하더란다

하물며 4살자리가 한말 얼마나 진심을 담았을까...
그런데도 말만에 입이 벌어지시는 아버지...
우리 키우실때는 재밌기도 하셨지만 무지 엄격했던 아버지...
내 남동생은 그런 아버지 모습에 서운하다고 한다
ㅉㅉ..조카 한테 질투라니...

그렇지만 분명 우리가 알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다.
그래선지 민이는 할아버지를 젤 좋아한다
할아버지 집에서 데려오려구 하면 날 계모 대하듯한다
집에가면 엄마가 때리구 구박한다고 할아버지 아들 한단다.

민이 커서 장가가서 애 낳아 오면 나두 울 아버지처럼
저렇게 무조건 적으로 이뻐할까....
'민...할아버지의 사랑 잊지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