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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낚시


BY handa 2000-11-20

토요일마다 나오는 신문의 신간소개란을 보고,
김영하씨의 영화산문집 "굴비낚시"를 구입했다.
김영하씨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지만,
단지 영화산문집이라는 특이한 부제가 이제까지
책을 선택하는 나의 기준(작가, 출판사,겉표지등등)을
무시하고 모험이라면 모험이랄까...
서점에서 미리 속을 보고 책을 샀다면,
맛보지 못했을 느낌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몇일 기다린 뒤에 받아보니
책은 너무 성공적이다 못해 감동적이었다.

이미 오래전에 봤던 영화는
다시금 흐믓한 미소로 떠올리게도 하고,
보지 못한 것은 비디오가게에 가서
빌려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영화와 작가의 주관적인 추억의 글이 전부이고,
다소 어려운 말을 써서 무슨 말인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중요한 것은 작가의 생각과 글보다도
이 책을 읽는 이가 그 영화를 떠 올리며 미소짓게 한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내리던 빗속을 뚫고,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빌려다 보았다.
그전엔 미리 이 영화는 이러이러할 것이다 라는
선입견으로 선택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단지 이 책에 씌여진 작가의 글을 읽기 위해서
빌려다 본 것이다.
영화는 의외로 너무너무 감동스러워서
그 여운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작가의 글을 읽으니 그 여운이 더 오래남는다.
또한 영화보다 더 선명하고도 멋진 영화장면을
중간중간 보게 함으로써, 글보다 더 큰 힘을
가지는 것 같다.
그래서, 이책은 앞으로 내가 쓰지 않은
나의 개인 영화산문집이 될 것 같다.
김영하씨 이름위에 내이름 석자를
살짝 부쳐본다. 김영하씨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