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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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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육아일기 8 - 존 시어무이 되기 모임에 고문으로 가는 날..


BY 닭호스 2000-11-17

내가 달이를 가지고 배가 불러서 다닐때에는 내눈에는 임산부만 보였었다..

엄마하고 갈 때도...
"엄마, 저기 저기.. 배부른 아줌마다.."

병규하고 갈 때도...
"병규야,.. 저 사람 임신했나보다..우히히히.."

이랬다...


친정 엄마는 뭐 눈에는 뭐밖에 안보인다고 니가 임산부니까 임산부 눈에는 임산부밖에 안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하도 부산을 떠는 바람에 엄마 눈에도 임산부만 보인다고 했다..

근데.. 증말.. 엄마말은 따악 들어맞았다..
내가 달이를 낳자마자 내 눈에 그리고 많이도 보였던 임산부는 길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눈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내 관심이 이제 거기에서 멀어졌다는 얘기다.


대신...
나는 요즘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들과 그 손에 이끌려 다니는 아이들을 유심히 보는게 버릇이 되었다.

첫번째로...나는 그 여자들의 손에 이끌린 아이가 사내애인지 계집애인지를 먼저 본다..

그리고 사내애일경우 그 엄마되는 여자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이유인즉슨...
그 여자가 난중에 늙어서 시어머니값을 할지 어떨지를 유심히 보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들을 쥐고 다니는 여자들 중에는 한 명도 인상이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이 없는거다...

다들.. 내 귀여븐 딸 달이를 잡아먹을것만 같은 쌩뜩한 인상들의 소유자들 뿐이다..

바야흐로 아들의 혼사를 앞둔 친정 엄마의 친구들이 모여서 좋은 시어머니 되기 모임을 결성한다고 난리북새통이라 한다..

그들은 다아.. 아들만 있는 아줌마들인데...
엄마가 옆에서 보다가..
"너그들.. 그런 거 맹그는 건 존데.. 내를 고문으로 모시라.. 안 카고... 너그 아들만 있는 것들끼리는 백날 해봤자 말짱 도루묵이다.. "
이랬다고 한다..

나의 주위에는 아들만 있는 아줌마들이 많다...

나는 나중에 며느리한테 구박안받고 사는 시어머니가 되기 위한 모임들이 여기저기에서 속속 생겨날 때.. 고문으로 나가서 떼돈을 벌어야겠다...

돈 벌 생각에 늦은밤 잠도 못들고 입이 헤벌어져 딸그닥거리는 닭호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