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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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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묵을 아시나요


BY 우해옥 2000-11-14

어릴적 동해안에는 도루묵이 잘 잡혔다
그 흔한 생선을 국이며 찌게며 구이며 튀김이며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도루묵 알이였는데 그 알을 쪄서
가지고 다니면서 간식으로 먹던 기억은 정말 즐겁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지금의 도루묵은 귀하다
잘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어쩌다 만나는 도루묵은 너무 비싸다
엇그제 마트에 갔는데...
너무도 싱싱한 도루묵이 내눈을 사로잡았다
한상자에 만팔천원 이었지만 싱싱하고 굵직한것이
게다가 알까지 잔뜩 들어 있는것이 나를 유혹하기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선뜻 사가지고 오면서
"오늘은 추억의 요리를 해 볼테야"
기분좋게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가면서 특히 알에 대해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댔다

춘천에 전화를걸어 엄마에게 요리방법을 물어보고 기왕이면
예전의 그맛을 한껏 내어 아이들과 남편에게
내추억의 요리를 맛보이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1차실패...
남편은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연락이왔다
"흠..그럼 아이들과 맛있게 먹지 머.."

무우를 듬뿍넣고 소금으로 간을하고 고춧가루를 살짝 넣고..
그렇게 요리는 완성이 되어갔다
대파와 마늘...
아이들에게 시원한 국물이 든 대접에 듬뿍담아 주었다
아이들의 표정은 별로 신통한 기색이 없다
"쩝~ 맛없니?
야~ 맛있지 않니?
이거 먹어봐 알... 맛있지?"
"이상해~~~"
이상한 건 애들이다
그렇게 여러번의 설득과 실갱이가 오갔다
그리고 국물을 먹는 아이들...

그다음날 저녁...
제법 굵직한 생선들은 미리 소금으로 간을 해 두었다
저녁식사 시간쯤 그릴에 생선을 구웠다
냄새가 진동을 해대고 드뎌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도루묵 구이
남편이 먹어보고는 운저리같단다
운저리?
그생선같지도 않은 운저리?
도루묵 자존심이 무참이 짓밟히는 순간이었다
아울러...
도루묵에 관한 내 추억도 내가슴석에 묻히는 뼈저린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