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편이 옷갈아입고 지갑을 챙기는데 보니
오잉~~~ 투툼한게 배추잎파리가 제법 많다.
뭐눈에는 뭐만 보인다랄까?
"애구 당신 배추잎파리 많이 있네"
"공금이다. 눈독 드리지 마라"
"하이구 공금을 왜 당신이 갖고 있는데?
심심하면 자기돈 아니고 공금이란다"
"맞다하면 맞는줄 알어"
"그래 맞다치고...내 한장만 주면 안잡아 묵지"
과일값이라도 울궈 낼려고 한장만 달라고 했드니
하는말이 가관이다.
"차라리 잡아묵어라. 그 숫법 한번만 더 쓰면 100번이다"
그래도 잡아땡겨서 억지로 마넌을 뺐았다.
이 불경기에 말 몇마디로 불로소득 마넌을 벌다니 그기 어딘감.
땅을 몇자를 파봐라. 땡전 한푼 나오는가...
마넌을 들고서 이도령이 밥상차려주는 월매앞에서
"밥아, 너본지 오래다" 카듯이
"세종할배요. 오랫만이라요"
하며 돈보고 꾸뻑했드니 울 남편 기가 차는지
"니는 돈이 그리 좋냐?"
"그라믄 돈 싫다는 사람 나와 보라고 그래.
당신이 많이만 벌어주면 내가 뭣하러 돈에 환장한듯 이러겠어.
우짜든동 오래 오래 살아서 마르고 닮토록 돈 좀 많이 벌여주셔"
"넌 내 오래 살으란 목적이 돈 벌어오란거구나"
"겸사겸사다. 꼭 우째 그렇게만 생각하노"
또 되도 안한걸로 주거니 받거니 했다.
술 먹는 사람이 제돈주고 술 먹었다고 말하는사람 없듯이
울 남편도 돈이 좀 있는게 보여 내가 좀 눈독을 드릴려고 하면
무조건 내 돈아니다. 공금이란다.
내가 "공금을 왜 갖고 댕기노. 잘못함 공금 횡령죄에 걸린다"
글카면 걱정말란다.
공금 좋하하시네. 우짜다가 소뒷발에 쥐잡듯 생긴거겠지.
저돈을 우째 좀 울궈내지?
빌려달라고한 수법은 인제 신용이 없어서 속아 주지도않는다.
근데 난 울남편한테 배추 잎파리가 있는 기색이보이면 왜 이리
시금치 먹은 뽀빠이처럼 힘이 펄펄 나고 신바람이 나는지 모르겠다.
신세대말로 사람을 찜한게 하니고 돈을 찜했는데 저돈을
우째 좀 뺏아볼꼬?
잔머리 굴릴일이 또 생겼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