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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육아일기 3 - 나는 요즘 길거리에서 열살이하 사내애들만 본다...(조금은 슬픈 얘기)


BY 닭호스 2000-11-01


오늘은 백일된 딸아이를 데리고 산보를 나갔다..

우리 아파트는 물맑고 한적한 변두리 아파트이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 다니는 아줌마들치고 유모차 안끌고 나온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아파트 주민들의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다..

나는 오늘 평소에 내가 가 보고 싶어 하던 파호 초등학교쪽으로 유모차를 밀고 산보를 나갔다..

때마침 학교가 파할 시간이라 아이들이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학교에서 아파트 단지쪽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아이들 속에서 나는 열살 이하로 보이는 사내아이들을 유심히 보았다..

음...
저 애는 좀 착해 보이는구만..
그래, 저 애는 인물이 좋군...
사윗감으로 저 정도는 괜찮겠군....

이렇게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며 한 아이 한 아이 유심히 뜯어보았다...

요즘...
나는 길에서 젊은 남자들을 쳐다볼일이 만고에 없어졌다..
결혼과 더불어.. 나는 그런 시잘데기없는 감정에서 해방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
예전에는 솔직 길거리에서 남자들만 봐도 이리저리 맞추어보게 되었었다..

저 정도면 결혼해도 될까?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일까?
등등등..

그런데...
잠시 들어갔던 본병이 출산과 더불어 다시 도진것이다..

언제였던가 엄마는...
"니가 결혼할 나이가 되니까...길거리에서 젊은 남자들만 보게되고.. 은연중에 너와 맞춰보게 된다.."

그랬다...

내가 요즘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아이와의 사윗감을 미리부터 물색해두려는 것이다...

어제는 이제 백일된 딸아이가 자라서 함이 들어오는 날..
사위를 앉혀놓고 무슨말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었다....

"나, 달이(딸아이의 이름이다) 낳고 낳은 바로 그날부터.. 이 아이 생각만 하면 자다가 마음이 불편해 눈물을 흘렸네.. 이제.. 자네한테 이 아이 주면서...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여자로서 살아야 될 세상이 이토록이나 힘든데 자식을 여자로 낳아놓은 죄많은 엄마라서 더이상 눈물 흘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네.. 이 아이가 자네한테로 가서 내가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구나..하고 행복해하면 이제부터는 그 딸자식의 부모라는 슬픈 멍에에서 벗어나 마음편히 잘 살수 있을것 같네.."

이렇게 말해야지...
생각했다...

오늘 나는 나중에 달이의 청첩장을 아주 아주 쌈빡하게 꾸며조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어릴 때의 달이 사진을 하나 박고...지금 신랑 사진을 하나박고..
요렇게 작은 달이가 쑤욱쑥 자라서 이렇게 멋잇는 사람이랑 결혼해요...
하고 써넣어야지...

이러면서...

나는 벌써부터 이런 바보같은 걱정들 속에서 결혼 적령기의 딸을 둬서 밤잠을 설치는 걱정이 태산인 엄마가 된다..

남편더러 얼른 달이한테 고액과외랑 조기유학이랑 호화혼수까지 다해 줄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어오라고 빨리 전화를 해야겠다..

(이 글의 조회수가 70을 넘은뒤 나는 남편에게 전화를 넣었다.. 하지만 그에게 나는 돈을 많이 벌어오라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그가 그런다고 많이 벌어올 인간이 아니라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우왕 슬포~~)

딸그닥 딸그닥 이럇 닭호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