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남편과 죠깅을 한지 햇수로 몇년이 되는데...
심하게 눈.비오는날 서로 합의하여 안가는날 빼놓고는
거의 빠짐없이, 악착같이 달리러 나갔다.
첨엔 남편이 현재하고 있는 운동량이 좀 부족하담서
같이 달리러 나가자고 했다.
내가 미쳤나?
달리고 싶음 혼자 달리는거지. 꼭 사람 놉을 할라고 드네.
그때 난 아들놈하고 아침 수다도 떨어야 하고
쪼매라도 더 자는기 피가되고 살이 되는거라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다.
사실 오전엔 수영장에 나가서 2000M 정도를 돌고 오기 때문에
따로 운동량을 늘릴 필요가 없었다.
근데 떫은듯이 혼자 한 3일 달리든 사람이
재미 없다면서 안나가는 거다.
참 나...운동을 뭔 재미로 하나.
할수없이 남편의 건강을 위하는 부처같은 맘을 가지고
동참을 해줬다.
달리면서도 생색내는건 잊지않고
"현모양처가 따로 있나. 이런 마누라 있슴 나와보라고 그래"
"그래 맞다. 니말 맞다"
그러면서 한며칠~~
또 이남자 슬슬 나태해지기 시작하는거다.
"인제부터 하루 안가문 벌금 마넌이다. 아랐어요?"
"누구맘데로?"
"그야 내맘이지"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마넌보다 2마넌 하는게
수입이 더 짭짤할거 같았다.
울남편 3번 농땡이쳐서 거금 3만원을 받아낸후 내가 말했다.
"인제부터 하루 빠지면 벌금 2마넌이다.
그러니까 알아서 해요"
"이기 미쳤나? 고무줄이가? 니맘데로 늘렸다 줄였다 하게.."
"미치긴. 지극히 정상이지. 어굴하면 안빠지면 되지 뭘 그래요
내니까 이래하지 다른사람 같음 그런돈 안받고 새벽부터
이짓 안해"
"그럼 니가 빠지면 어쩔껀데?"
"그야 당연하게 당신이 2마넌 버는거지"
이라하야 마침내 벌금 2마넌으로 낙착 되었도다.(변사 목소리로...)
그기다 내가 또 덧붙였다.
"무조건 현찰 박치기다. 안내놓음 시간당 1000원식 추가.
아무리 아파도 사정 봐주기없기"
"니 맘데로 다 해버려"
어쨌건 운동이람 둘다 무지 좋아해서 합의를 봤다.
그후부터 부수입이 사라졌다
(에구 차라리 마넌으로 둘걸)
무조건 새벽에 달러러 나갔다.
남편은 나한테 2마넌 주기 싫어 나가고
난 2마넌 번다 생각하고 나갔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겨울엔 따뜻한데 누버있슴 진짜 나가기 싫다.
"오늘 서로 2마넌 안주고 안받고 빼묵자"
내가 슬쩍 말하면 울남편 나가기 싫어 뭉기적 거리다가도
"챠라 마. 나는 간다. 니는 쉬어라" <---심뽀를 이리 쓰면 안되지.
"아이구 내가 미쳔나. 쉬게. 2마넌 날라가는데.."
그리고는 또 나갔다.
달리고 오면 기분이 무지 좋고 날라갈거 같아서
이젠 생활의 일부분이 됐는데
어느땐가 내가 감기가 들어서 무지 몸살을 했다.
열이 올라 달리러 나갈수가 없어서
"내 아파서 도저히 몬나겠어여. 혼자 갔다와"
"알았다. 일단 2마넌 내라"
"무슨 2마넌?"
"안나가면 벌금 내야지"
"뭐시라고? 이래 아픈데...당신이 사람이가?
피도 눈물도없네"
"너 지난번 내 아플때 어쨌냐? 아픈건 개인 사정이라면서
악착같이 받아갔지?"
할말이 없다. 언젠가 울남편 아프다길레 쉬어라 해놓고는
그담에 그건 갠적 사정이람서 악착같이 받아낸 전과가
학실히 있으니까...."
"아랐구마. 내 나가믄 될거 아니가. 더러버죽겠다"
꿍꿍 앓으면서 추리닝 줏어 입었드니
"왜? 진짜 나갈라고?"
"그럼 나가야지. 내가 미쳤나. 안가게...
누구 존일 시키라고..."
"아이구 인간아. 왜사니? 걍 있어라. 봐준다"
"치우소. 나도 오기가 있는 잉간이다"
글고서 실실 기다싶이 해서 일단은 나갔다 왔다.
그리고선 이를 팍팍 갈았다.
"당신은 내 임종하는날 아침에도 조깅 빼묵었다고 돈 받아라"
"알았다. 아프다드니 말은 잘도 하네"
"으이그"
그뒤부터는 집떠나 있을때를 제외하곤 절대 안빠졌다.
심지어 울 애들한테 가 있든 15일동안에도
낮선곳을 겁도 없이 새벽에 달렸다.
인제는 밥먹는것처럼 생활의 일부가 되어서 잘 달린다.
내가 만약 오래 산다면 글세 2마넌 아까워서
새벽마다 달리는 덕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