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도 어떻게 되는지 보자 하고
마지막회까지를 보았다. 나름대로 김수현작가를 좋아하는 사람
으로 실망이 아닐 수가 없다.
--한마디로 떠오르는 생각 "과연 신데릴라 이야기를 계속 써 간다면 신데릴라는 평생토록 행복했을까?" 꼭 그 꼴이다. 극중 이강욱을 향해서 정신없이 울부짖으며(?) 달려가는 박지연을 보며 내 입가에 번지는 비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더불어 작가 김수현의 허황된 삶의 이중적 잣대에 쏟아지는 실망과 허전함은 급기야 늦은 시간에 나를 자판 앞으로 앉게 한다.
조목조목 내 심정은....
- 이혼하고서의 박지연은 나름대로의 자기모습을 찾은 듯. 일에서도 자존심을 가지고 자기목소리에 힘을 담는모습이 좋았다. 이혼의 결정적인 이유였던 자기만의 생활(?)을 즐기는 듯 했다. 차라리 그렇게 깔끔하게... 이강욱과는 그저 조금의 아쉬움을 많이 남기는 정도로. 혹은 그 모든 이들에 대해서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는, 조금은 미약하고 무책임하지만 여유로운 결론이 보기에 덜 불편했을 성 싶다.
제목처럼 불꽃같은 사랑을 보여주고팠을 작가의 욕심이 너무나 지나쳐서 그 사랑이 아름답지도, 현실적이지도 못하고 지상에서 몇 발자국은 붕떠있는 듯 공허하게만 서로의 사랑을 갈구하는 드라마의 마무리는 감히 최악이지 않았나? ...
이제 박지연은 이경영과 행복한 로맨스에 결혼을 하겠지만 또 언제 이렇게는 못 살아 하고 짐을 싸들고 나올지 모르겠다. 어차피 결혼은 결혼. 생활이 만만한게 어디있다고. 남편의 자식에 살림에 -- 그러다보면 자신이 살고싶은 대로 먹고 자고 책보고가 가당키나 할 것이며 자기일에 대한 욕심까지 더한다면 아무리 살림 잘 하는 남편이고 성격좋은 시어머니라 할지라도 박지현이 말하는 맘편한 지멋대로의 생활은 없는 것이다.
불꽃이 신데렐라컴플렉스를 탈피,역이용했다는 기사를 들었다. 하지만 박지현은 아예 신데렐라의 조건을 갖고 있지못하다. 한번도 생활의 어려움이나 궁핍을 경험하지 못한자에게 모든 사람들에게 그럴싸한 배경도 매력적이지 못할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자기 삶에서 그럴듯한 핑계로 일관하고 모든 상황을 직면해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게에 급급하며 사랑만을 외쳐대는 여주인공의 부실한 생활력은 이 악물고 삶을 살아가는 많은 아줌마들을 맥빠지게할 수도 있다.
산만한 머릿속을 한 번 흔들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불꽃같은 사랑, 언젠가 꺼질 불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라도 요구되고 그것이 때로는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노력과 희생을 거부하고 자기만을 부르짖는 자에게 돌아갈 영광을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것임을...
참고로 난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은 사랑에 신뢰를 주지않는다.
부대끼며 느낄 수 있는 내 옆사람의 잔잔한 체온과도 같은, 낮은 목소리로 차곡차록 쌓은 '정'을 높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