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행복의 모든 조건을 갖춘 것 같은데 모든 것이 시들한 적이 있었다. 이쁘고 공부 잘 하는 아들과 딸, 날 사랑한다는 남편, 노후 걱정할 필요없는 안정된 남편의 직업, 착하다 잘한다 칭찬해주는 시집과 친정 식구들... 난 그저 예쁘게 꾸미고 쇼핑이나 다니고 가족들 맛..
14편|작가: 낸시
조회수: 1,745|2004-09-29
남에게 신세진다는 것...
집에서 녹두나물을 길렀다.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아삭거리고 좋았다. 일부러 햇빛에 노출시켜 녹색 잎을 길러 끓는 물에 데쳤더니 색깔도 고운게 맛깔스럽게 보여 더욱 좋았다. 내 생각엔 분명 영양학적으로도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우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부..
13편|작가: 낸시
조회수: 2,103|2004-09-27
친구
'자만심이 많고 비사교적이고...' 초등학교 때 4년 동안이나 날 담임했던 선생님이 통신표 가정통신란에 항상 기록해 주었던 귀절 중 하나다. 날 참 잘 꿰뚫어 보셨구나, 하고 살면서 감탄 할 때가 많다. 하긴 4년씩이나 담임을 했으니 날 꿰뚫어 보실만도 하지....
12편|작가: 낸시
조회수: 1,701|2004-09-19
축복 받은 삶은 어떤 것일까..
이런 저런 모습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과연 어떻게 사는 인생이 좋은 것일까 하는 것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런 생각들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탄탄한 고속도로를 달려 성공한 인생을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그보다는 인생의 오솔..
11편|작가: 낸시
조회수: 1,837|2004-09-11
정철환 선생님,
"교복은 위는 흰 색이면 아무것이나 되고 아래는 검정 또는곤색 바지나 치마를 입으면 된다." "전 교복을 살 돈이 없는데요?" "그럼 어떤 옷이 있는데?" "전 지금 입고 있는 옷 밖에 옷이 없어요." "......" "......." "그럼 당분간 교복을 ..
10편|작가: 낸시
조회수: 1,918|2004-09-09
아들아 고맙다!
난 장사가 하고 싶었다. 무슨 장사든 장사가 하고 싶었다. 이십 년 전 어린 아들 녀석 손을 잡고 햄버거 가게에 가서 처음으로 햄버거라는 것을 사먹어 보고는 햄버거 장사가 하고 싶었다. 내 말에 남편이 말했다. "분식이라면 모를까 누가 햄버거를 사 먹냐?" 공..
9편|작가: 낸시
조회수: 2,536|2004-09-08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내 삶의 모토는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사는 것이야." 친구랑 전화로 수다를 떨면서 한 말이다. 정말 그럴까? 나는 그렇게 살고 있을까? 오히려 바람과 물결을 거슬러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직장에서 선두 주자로 잘 달리고 있는 남편을 졸라 모든 ..
8편|작가: 낸시
조회수: 2,516|2004-08-25
나는 당신의 기쁨이고 싶었지..
이혼하자고 며칠 째 남편을 졸랐다.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는 남편을 쫓아다니며 졸랐다. 남들이 들으면 모두 날 탓할 것들이 내가 이혼하자고 하는 이유다. 하나는 남편이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산 것이 이혼의..
7편|작가: 낸시
조회수: 2,472|2004-07-27
여보, 제발...
새벽에 눈을 뜨니 남편의 자리가 비어있다. 잠시 후 남편이 들어와 자리에 누었다. 이불을 들쳐 남편이 쉽게 들어와 내 옆에 누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고 나는 남편 쪽으로 향한다. 남편은 자연스레 팔베게를 해주고 나는 그 품속에 파고 들어 팔과 다리로 남편을..
6편|작가: 낸시
조회수: 1,959|2004-07-24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인가?
누군가 내게 물었다. 만일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을 하겠느냐고... 가만히 생각해 봤다. 그랬는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오늘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살다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년전 폐수술을 앞두고 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
5편|작가: 낸시
조회수: 1,934|2004-07-16
모전자전, 부창부수
초등학교 같은 교실 같은 선생님 밑에서 공부한 남편과 결혼해서 이십년이 훨씬 넘게 살아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시골의 이웃 동네가 시집이고 친정이니 이런 저런 소문도 절로 듣고 산다. 우리가 결혼할 무렵 시어머니의 나이 사십대 후반이었다. 시어머니랑 잘 어..
4편|작가: 낸시
조회수: 2,088|2004-07-08
아버지, 남편 그리고 아들.
쩔그렁 쩔그렁 가위 소리와 구성진 '엿 사시요' 소리에 끌려 대문 밖에 나선 나는 하얀 두루마기를 차려입고 마을 끝을 돌아나가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불러 세웠다. "아버지!, 아버지!"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 나 엿 사주고 가세..
3편|작가: 낸시
조회수: 2,211|200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