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4
아침 9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간에 또 장마비가 내리는지 나무들
사이를 통과하는 비들이 통과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립니다.
어제 저녁에 집에 오면서 마트에 들어가서 구입한 오이와 호박
그리고 양배추를 가지고 아침에 적당하게 요리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입원해계시는 병원에 간다면서 나가셨는데
이때부터는 저 혼자만의 자유의 시간입니다.
비도 천천히 내리겠다 그러면 뭘하면 좋을지 비오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인터넷으로 들어가서 야동을?
이제 이 나이에 뭔 야동을...예전에는 학창시절 누군가 야동 빨간책을
하나라도 가져오면 보고 싶어서 줄서는것도 귀찮아서
친구들 모여있는 그쪽으로 뛰어올랐고 소풍갔다가 어느 친구가
우리집에 재미있는 비디오있다는 말에 친구들하고 따라가
화면에 나오는 이상 야릇한 풍경(?)을 보다가 친구들 눈치보고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누가 보여주다면 이제는 익숙해져서
마치 영화 한편 감상하는 아무 감정없는 마음으로 관람을 하시고..
그러다 좀 더 나이가 들면 누가 야동본다면 자식들 우린
예전에 다 봤어라고 바지 허리춤 올리는 그런 시대로 가니까.
야동보는것이 이제는 시원찮고 그러면 게임?
이제 게임하는것도 솔직히 관심이 없다.
10대 20대 시절에는 오락실에서 갤러그 잘하는 친구보면서 경악을 했고
비행기 놀이하면서 또 다르게는 점수 마추면 과일들이 내려오는
뽀글뽀글이 재미있었기에 연인이 옆에 있으면 과일 내려오게 맞춰놓고는
과일이 내려오면 얼른 먹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상상까지..
혼자 오락실에 가면 그런 생각 한번쯤은 할법하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에도 내가 정녕하고 싶은것은 혼자 집에 있을때
편지를 쓰고 싶다는것!
편지를 쓴다는것은 제일 먼저 설레임을 안겨주는데 하얀 백지 편지지에
군인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면 아무 설레임이 없지만
아주 고운 편지지에 또박 또박 글자 하나씩을 쓰다보면 즐거움은
사람의 엔돌핀을 솟아나게 한다고..
특히 비오는날에 비오는 풍경을 맛있는 술처럼 생각하고
비오는 풍경의 분위기에 젖어서 맛있는 안주처럼 생각하면서 쓰다보면
2장과 3장이 언제 넘어가는지도 모를정도라고..
그래서 어느 시인은 마침표 찍을 수 있는 편지를 쓴다고 했다.
그리고 편지를 보내고 몇일 후 편지가 도착한 우편물 통안을 살펴보고는
편지가 도착해 있으면 누가 볼세라 방안으로 들어가서
혼자 읽고 또 읽고, 그 다음날에도 또 읽은 혼자만의 즐거움을
놀이동산의 바이킹을 타는 스릴보다 더 큰 스릴이랄까.
그러나 요즘 편지지는 넘쳐나지만 갈곳을 잃었기에 방안 어디에서
조용히 잠을 자는데 언제쯤 세상밖으로 나올지 모른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때 혼자 방안에서 전화하면
30분이 금방 1시간이 되고 1시간이 또 2시간이 되는데
혼자서 방안에서 전화를 하면 놀이동산에서 자이로드톱 타는것은
아마도 전화하는 즐거움에는 따라오지 못할것인데..
그러면 요즘은 혼자 인위적으로 뭘하면 좋을지 행동으로 옮기자면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니까 마치 산신령이 구름위에서 바둑을 두듯이
혼자있을때 방안에서 할 수 있는것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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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요즘 그냥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면서 책 주문하는것이다.
책 읽다가 그냥 잠드는것이 혼자있을때의 현실 아닌가.
맛있는 파전 먹는것도 혼자있을때보다는 사람들이 많이있을때,
꽃놀이하는것도 3~4명이 한팀으로 되었을때,
술 마실때 혼자보다는 여럿 사람하고 같이 마실때가 좋지
그렇다고 많이 모였는데 수건 돌리기 놀이는 하기 싫다.
어린시절 소풍갈때마다 했잖아 이제는 그런 짠밥 아니다.
하긴 가족들하고 같이사는 사람이라면 혼자있는 시간이 덜하지만
가족들 외국으로 보내버린 가장이라면 집에 혼자있는날
하얀 쌀밥이 눈물처럼 보일것이고 인스턴트 미역국이
마치 자신이 흘린 눈물바다처럼 보일것이니까,
아마 혼자라서라는 생각에 창가에서 담배를 핀다.
담배연기를 공중으로 날리는데 그 연기속에는 온갖 시름으로 들어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라는 탄성을 보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