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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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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입원한 삼촌 문병갔지만 못 보고 내려오는 길


BY 새우초밥 2016-01-25

 

   2013.12.6

 

     "고모 3시30분 차 있어 그래서 3장 예약했어" 

     "그래.."

 

  3년전 어느날 성남 분당 차병원 근처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어머니,막내고모를 대신하여

  부산으로 출발하는 고속버스가 몇시에 있는지 시간을 보니까 그 시간에서 가까운 시간은

  3시30분 우등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소한 1시간은 기다려야해습니다.

  아침 시간도 아니고 점심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저녁으로 달려가는 그 시간인지라

  성남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는 4시간이 소요되기에 도착하면 깜깜한 어두운 밤이기에

  부산으로 내려오는 고속버스 자리 3개를 예약하고 30분동안 잠시동안 휴개실 안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가지만 그래도 40분, 또 시계를 보면 30분이 남아있습니다.

 

  10분을 남겨두고 두 분을 모시고 정차장으로 가서 버스가 들어와 있는지 확인하고는

  버스안으로 들어가 제일 뒷 좌석 3개에 자리 잡았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시외버스나 고속버스타면 출입문이 열리는  앞 자리에 자리를 합니다.

  중간 자리에 앉아있으면 웬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끼기에 맨 앞 좌석 아니면

  맨 뒷 좌석에 앉아갑니다.

  언제인가 광주에 다녀오면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기에 맨 뒷 좌석 창가에 앉아서

  그때 처음으로 다리를 조금 올렸습니다.

  또 남동생이 모 고속버스 회사에서 근무할때 서울갈때 무료로 태워줄때도

  앞 좌석은 사람들로 채워져 있기에 그때도 맨 뒷 좌석에 앉아서 갔습니다.

 

  부산에서 서울갈때 경부고속도로쪽으로 고속버스 타고 달리다보니 근처 지리는

  익숙하지만 성남에서 부산으로 내려올때는 곤지암쪽으로 달린 고속버스는 잠시후

  중부내륙고속도로쪽으로 들어가더니 그때부터 고속으로 달리는데 저도 모르게

  잠시 잠이 들었는가 봅니다.

  그리고 올라갈때는 분명히 밀양에서 대구쪽으로 올라갔는데 어둔 밤이였지만

  경주쪽으로 내려오는 비정상적인 운행을 하는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알고 있을지

  뇌졸중으로 쓰러진 작은 아버지 문병을 위하여 아침 일찍 올라갔지만 뵙지 못하고

  내려오는 마음이 아마 내가 타고 내려오는 고속버스의 일탈처럼 사촌이 이유없이

  만류할때 그냥 들어갈것인데 싶은 노파심이 들었습니다.

 

  30년 넘게 군인으로 살면서 제사때가 되면 항상 10만원씩 부쳐주셨던 작은 아버지,

  성남에서 거주하다보니 부산에는 자주 오시지 못하기에 아버지와의 만남은

  자주 없었고 어쩌다가 내려오시면 무엇이 그리도 급하다고 식사만 하시고 가셨는지

  그렇게 잘 나가던 사람도 병원에 누워있는것을 보면서 문득 고등학생시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산에까지 올라 온 작은 아버지의 젊은 부하들을 보면서

  그들은 작은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데 오셨을지 그래도 작은 아버지의 부하들인데..

  담배 많이 피지마시고 술 많이 드시지 말라고 항상 권유하셨지만 군인이라 그런지

  약주 마시면 맛있는 고기찌게가 앞에 있어도 손 한번대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무슨 좋은것이라고 그렇게 술을 마셔댔는지 그래서 아마도 연세 들어서

  갑작스럽게 쓰러진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옆에서는 고모와 어머니가 잠들어계시고 나는 이미 어둠이 내려진 창문밖을 바라보며

  멀리 보이는 어느 마을에서 세어나오는 무리지여 보이는 불빛들을 바라보니까

  오랜만에 뵙고 싶었던 작은 아버지 걱정에 눈물을 조금 보였지만 또 언제 뵐 수 있을지

  한달후 퇴원하시고 집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듣고는 작은 아버지에게 전화로

  고맙습니다라는 안부조차 전하지 못했습니다.

  그건 그동안 전화하면 잘 계시지요라는 안부 인사로 시작했을뿐 고맙습니다라는

  그 말 하기에는 부끄럽고 쑥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달에 몇 년만에 광명갔다가 내려왔을때 어머니는 성남 삼촌에게 한번 가보았는지

  물었을때 저는 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집에 가면 썰렁하게 대하는 사촌이 너무 싫었습니다

  3년전 올라갔을때 친했던 사촌이 나를 보면서 처음보는 사람처럼 대하는것을 보면서

  사람이 왜 이런식으로 변했을까 싶었기에 괴리감 때문이라 할까요.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사촌은 그래도 전화해서 못 간다는 전화 한 통 없는것에

  사람이 그렇게 멀어질 수 있는지 다른 사촌들과는 그래도 몇 년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만나면 반가워서 이야기도 하는 세상이지만 무엇이 사람을 난 형님 모른다는식으로

  이끌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제 올해도 몇일 남지 않는것을 보면서 몇 일 후 작은 아버지에게 요즘 건강은

  어떤지 전화 한 통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