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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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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갈등을 할때가 있다


BY 새우초밥 2013-08-06

2009.01.29. 

 

 

 

   3~4년전 오랜만에 밀양에 있는 고모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기차를 탔다.

  부산에서 밀양까지는 금방 도착하는 거리이고 책 몇 페이지만 읽으면 된다.

 

  그때 나는 기차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창문옆에 앉아 있으면 풍경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차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옆 자리에 나이든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그리고 자신이 남자라면 고운 자태를 지닌 여성이 앉길 원하고

  여자라면 미남자가 앉기를 원하는 심리가 있다.

  그때 기차가 출발하기전 내 옆 자리는 젊은 여성이 앉았다

  그녀는 기차가 출발하면서 가방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고 그것은 바로

  여자들이 쉽게 한다는 뜨개질하는 물건들이였다,.

  기차가 구포를 지나고 빠르게 달려가는데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뜨게질을 좋아하는가 봐요?"

     "아..예..."

   

  어린시절 뜨개질 좋아하던 고모의 모습이 아름다웠는지 사실 난 뜨게질하는

  여인을 보면 아름답고 살갑게 보인다 그녀가 만드는것은 작은것이다.

 

      "모자를 만드는가봐요?"

      "예..서울에 있는 여자 조카가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선물로 주고 싶어서요"

 

   아..역시 마음씨가 곱고 살가운 아가씨다.

   이런 아가씨라면 다정다감하면서 남자에게도 잘해줄것 같았다.

   기차는 강변을 따라서 계속 달리고 창밖을 한번 바라보고는 난 이때부터 갈등이 되었다.

   이 아가씨가 서울가는데 이대로 나도 서울로 가버릴까 아니면 밀양에서 내릴까 싶은

   갈등이 내 마음속에서 움직이는데 내가 보기에 이 아가씨는 단아한 몸매에 얼굴도

   그다지 이쁘지 않지만 마음씨 하나만은 100점이니까 서울까지 올라가서

   데이트 신청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은 밀양에서 내려야 한다는

   결론쪽으로 넘어갔다.

 

   밀양역을 앞에두고 난 일어섰다 그리고 문쪽으로 나가는데 아무래도 미련이

   남았는지 음료수 하나를 구입, 비록 30분의 좋은 인연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그녀에게 건냈다.

 

   그리고 3~4년의 세월이 흘러간 현재,

   그녀는 지금도 뜨게질을 하고 있을지 그리고 결혼은 했을지

   또 다시 기차를 탄다면 만날 수 있을지

   온갖 생각을 해본다.

 

   어쩌다 다시 만난다면 3~4년전 우연히 기차에서 만나서

   뜨게질을 이야기 삼아 담소를 나누었던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필시 인연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