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일,화요일-입춘, 올해는 어떤 씨앗 심을까
치마가 짧아진다.
광화문 지하도 노숙인의 이불이 얇아진다.
해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진다.
북한강 버들강아지가 목화솜처럼 두툼해진다.
정신이 아득하고 속은 울렁거린다.
겨드랑이가 간지럽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희망이 꿈틀거린다.
돈이 없어도 봄은 온다.
연락할 애인이 없어도 봄은 온다.
T S 엘리엇을 몰라도 봄은 온다.
오늘은 24절기 중 첫 주자인 입춘(立春).
중국에서는 입춘 이후 보름간을 닷새씩 나누어
‘동풍이 불어 언 땅이 녹고, 겨울잠 자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한단다.
아직 찬 기운이 매섭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방 만물이 봄기운을 부르려고 꿈틀대고 있다.
동지(冬至) 이후 대지의 음기가
양기로 돌아서는 봄의 시작.
옛사람들에게 입춘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였다.
겨우내 얼었다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땅을 살피며
한 해 농사 계획을 세우는 시기다.
입춘을 맞아
무뎌진 한 해 계획을 다잡아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