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일,화요일-12월엔 따뜻한 달이 뜬다
차가워지는 저녁 벽난로에 땔 장작을 두고 가는 친구/
12월엔 그래서 우정의 달이 뜬다”
(최연홍 시인, ‘12월의 시’)
12월을 맞아 자선단체들의 모금이 시작됐다.
세계 경제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지만 기업들은 벌써
지난해보다 많은 돈을 기부했다는 훈훈한 소식.
춥고 힘들 때 내밀어 준 온정의 손길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어느덧
나무 밑동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옷 속을 파고드는 찬바람,앙상한 가지만 매단 가로수,
어디론가 재촉하는 발걸음들.
겨울 초입의 풍경은 스산하다.
하지만 나태주 시인은
좋아하는 계절로 바로 지금을 꼽았다.
그는 이 시기 나무의
‘솔직함과 청결함과 겸허’를
‘못 견디게 사랑’한다고 했다.
당신이 발견한 겨울의 모습은 어떠한가.
날씨는 추운데 지갑은 얇아지고
술에 지친 몸은
무겁기만하다.
오늘 새벽시장
시장 한 구석의 할머니의 눈물이
마음 한구석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새벽바람 갈라진 손은 더 춥고 외로워보인다.
할머니의 목에 둘러진 낡은 목도리가
작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당신도 누군가에게 마음의 목도리를 건네보자.
그래야 훗날
그해 겨울은 견딜 만했다며
웃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