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일요일-잡념도 씻길까 동(冬)장군의 행차 예고부터 거하다. 주말에 또 비가 내린단다. 저번주에 이어 또 비 오는 주말이다. 비 그친 뒤엔 다시 영하의 추위가 올 거란 예보. 이맘때엔 계절의 힘겨루기로 3∼5일 간격으로 날씨가 변하면서 비가 오는데 올해는 하필이면 매 주말이 그 변곡점이다. 하늘을 탓해 봐야 소용없지만 기다렸던 상쾌한 초겨울 주말을 훼방 놓는 비가 야속한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날씨가 상념에 잠기기엔 오히려 낫다. 스산하게 비 내리는 가을이 긴 독일에서 세계적인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것도 날씨 때문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 찬비에 몸은 움츠러들어도 상쾌한 공기는 머리를 맑게 한다. 집중력을 빼앗는 수많은 잡소리도 후드득 빗소리에 묻힌다. 책 읽으며 사색에 빠지기 좋은 주말이다.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공급할 뿐 그것이 자기의 것이 되게하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 -로크-
가을비 내리는 날.
올겨울은 예년보다 춥다더니
쌀쌀한 데다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