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6일,토요일-꺾어진 11월… 세월아 멈춰라
커피 전문점에 들렀다 깜짝 놀랐습니다. 북적이는 공간에 벌써 크리스마스 캐럴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산타가 그려진 텀블러에,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선보이는 한정판 원두, 선물을 콘셉트로 한 리스 장식까지…. 겨울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기도 전인데 어느덧 겨울의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었죠. 크리스마스와 흰 눈 때문에 겨울을 기다리는 걸까?
시인은 말했다. “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고.(안도현 ‘연탄 한 장’) 올겨울은 불황의 여파로 연탄 소비가 크게 늘 것이란다. 400원짜리 연탄 한 장은 몇 시간쯤은 너끈히, 춥고 고단한 몸에 위안을 줄 수 있다. 시인은 또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빨간색, 노란색… 화려한 치장을 하고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나무들이 어느덧 수북했던 잎을 하나 둘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변했다. 11월도 이제 절반이 지나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새해를 맞아 결심한 자신과의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가? 내년으로 또 미루기엔 남은 시간이 너무 아깝다. 이제 남은 시간은 두달도 않되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