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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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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락방...3


BY 사랑 2013-01-23

그녀의 새 보금자리..
그녀의 큰 외삼촌이 여동생의 사정을 듣구 구해준 방 한칸...
그녀 외가 마을은 김 가들이 밀집해 사는 마을이라 따져보면 거의다 

먼 친척이 된다
그녀네 집주인도 엄니와의 먼 일가가 되는 사람이라 그녀네 사정을 전해들은 터라

일년에 쌀 두가마만 세로 내고 비어있는 방이니 살라구 내어준 방이다.
 
이사한 담날부터   그녀 엄니...남의집 품팔이를 시작했다
고향마을이라  대부분 아는 사람이구 농사철이라 일을 시키겠다고 부르는 집도

많아  밭일, 논일 가리지않구  주는대로 부지런히 몸을 놀려 억척같이 일했다.
일하는 낮동안은 아이들을 친정에 조카들과 어울리게 해놓구.....


환경이 주는 위력은 대단했다....그녀 오빠와 그녀는
낯선 마을인데도 역시 아이들 다운 친화력(?)으로 그 어떤 어색함도 없이

그곳의 아이들 속에 쉽게 흡수 되어 갔다.
그녀의 외가는 외할아버이, 외할머이, 외삼촌, 외숙모, 결혼안한 외삼촌, 이모,

사촌 언니, 오빠가 다섯...그리고 이웃에도
작은 외할아버이댁, 둘째 외삼촌댁, 십리밖엔 큰 이모네 가족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을은 오구......가을 추수가 끝나자 그녀 엄니는 친정

큰 오라버니를 대동하구 윗동서 집으로 못다 가져온 살림살이를 챙기러 갔다....

시집갈때 해간 살림이라구..
어째 이럴수가~~~
그녀 엄니가 가보니 장농은 윗 동서가 떡하니 안방에 옴겨놓구  작은 문갑은

이웃에게 주어서 가져간 이웃이 그릇을 씻어 엎어놓그 쓰구..

(친정 작은 아버지가 목수라..시집가는 조카 쓰라구 짜준 농이구 문갑인데)
세수대야는 소 여물통으로 쓰느라 소가 밟아서 찌그러지구 요강단지두 깨졌다구

안내어 놓는다.
그녀의 엄니...윗동서네 정지(자기가 8년을 종종거리며 정들었던)로 들어가 동서가 쓰는 그릇중에  자기가 시집올때 가져온 그릇, 접시, 종지기, 수저 모두 찾아 챙기구

(이빠진 접시조차)  이불도 안 내놓는걸 뺏어 챙기구 장농두 내 놓으라 하니

윗 동서 하는말...적반하장이라구
그릇, 이불 다 챙겨가면서 먼 장농까지 내 놓으라냐구 농앞을 가로 막구 서는데..

그녀 엄니 든든한 지원군 오라버니가 있으니 무서울것이 있겠는가?  

질세라 내것 내가 가져간다는데 왜 못주느냐 따지구 드는데 친정 오라버니가

밀구 나선다.
그틈을 타 윗동서가 그릇 다 가져가 쓸것 없어 새로 장만할 판인데..농은 절대 못준다구 악다구니를 쓰며 달려드는 모습 과관이다.
그녀의 큰 외삼촌이 집에가 작은 아버지께 말해 다시 짜 주겠노라 달래도

버리더라도  가져가 버리겠다 달려들다가 오라버니가 한사코 만류하고 나서자 

포기하구 챙긴 살림살이만 들고 그녀의 엄니는 돌아선다.
 
가을 추수도 끝이나고 찬바람이 불면서 그녀의 엄니는 품팔이가 없어지자 생선을

머리에 이고 이 마을 저 마을로 팔러 다닌다.
십오리를 걸어나가 읍내에서 버스를 타구 대관령을 넘어 강릉까지 가서

고등어자반이며 이면수를 사다가 큰 다라에 이고  고등어 자반이요..이면수 사요

외치며 이 마을 저 마을로 하루 종일 헤메고 다니며 장사를 한다.
생선을 집어들고 값으로 내어주는것은 돈 보다는 곡식이 더 많다.
옥수수, 감자, 콩, 좁쌀, 보리쌀 등등....생선값으로 받은 곡식을 생선대신 다라에

담아 이고,  들고 어둑어둑한 저녘에 들어서면 그녀와 그녀 오빠는 밥도 못먹고

굶어서  쓸어져 자곤 하였다.


외가집이 있었지만 누구하나 어린 조카들을 살드리 보살피는 이가 없었다.
그녀의 큰 외숙모는 심술궂고 심통이 사나웠고..외할머이는 그런 며늘 눈치보느라 

친손자 돌보며 집안일도  거들어야 하기에 가난하고  어려운 딸네의 외손자들을

보살필만한  맘의 여유가 없는 형편이였다.
다른 가족들도  가난하긴 마찬가지... 다들 먹고 살기 바빠서 조카 자식들까지

돌아볼 겨를들이 없는 형편이다.
그래도 그녀의 엄니는  여섯살,  세살 어린 자식들을 두고 다니면서 악착같이

생선을 팔아 돈을 모으고 곡식들을 모아 겨울살이 준비를 하였다...

강원도 첩첩산중의 겨울은 어느곳보다 춥고 길~~다.

겨울내내 아궁이에  불지필 땔감도 틈틈히 준비를 하고...외삼촌들이 외숙모 모르게 

살살 땔감들을 한지게씩 지어다 주곤하였고  생선장사 하면서도 그녀 엄니는

틈틈히 낫들고 땔감을 찾아 산으로 오르곤 하였다.
그렇게  겨울살이  준비를 해가며 초겨울로 들어서는  어느날 그녀의 아버지가

초록빛의 군복을 입고  나타난다.
그녀의 아버지가 들고온 초록빛의 군용 가방안에선  초콜릿, 밀크캬라멜,

별사탕이든 군용건빵,  초록양말, 초록속옷, 초록색 군용담요가 나온다.

십오일간의 휴가로 처자식을 찾은 그녀의 아버지가 함께한 그녀의 가족은 누구보다

행복하고 단란한 가족이다.
그녀의 엄니는 생선다라를 이고 나갈 시간도, 산으로 나무를 배러 갈 시간도 없다.
오랫만에 만난 남편을 위해 먹거리를 만들고 옷가지를 만들고  빨래를 해

풀을 먹이고 다듬이질을 하고...
종종 걸음을 하며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져 행복하기만 하다.
저녁이면 그녀의 단칸 방에선 도란도란 얘기 소리가 들리고 간간히
웃음 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삼년 인생에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