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서둘러 첫차에 몸을 실은 나의 하루.
명절 전에 엄마 보고 와야 한다는 생각하나로
힘든과 버거움따윈 뒤로 하고 시작된 일정.
고즉넉한 납골당 입구의 한가함은 왠지 모를 적막함이 감돌고
아무도 없는 영혼들의 공간엔 나 홀로 흘리는 눈물이 전부.
엄마에게 향하는 나의 독백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허전함이 커져가는 마음 다잡고 눈물을 흠치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며 안녕을 고한다.
아파트 입구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아버지의 손은
더없이 따사롭고 포근하기만 하다.
딸의 냉기어린 작은 손 어루 만지는 그 마음은
바로 사랑이리라.
추운데 바쁜데 힘들게 뭣하러 왔냐는 아버지의 말에
엄마, 아버지 보고 싶어서 왔지...
부모 보고 싶은데 이유가 어디있어...라고 말하며
또 흘리는 눈물은 하염없이 흐른다.
서로의 건강을 챙기라 당부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은
그저 애처롭고 안쓰러운 눈물의 끝자락이지만
그래도 좋고, 그렇게라도 봐야 마음이 놓이는 것은
멀리 사는 막내딸의 작은 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