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폰에 남편은.... 남의편이라고 저장되어 있다.
드라마(내딸 서영이)를 보며 남편에게
- 오빠도 폰에 마누라라고 저장하지 말고, 우리 용숙이라고 저장해줭~~~
- 다 늙어서 무슨 우리 용숙이 타령이야....
이것이 우리 부부다.
건과류를 좋아하는 나와 작은딸.
퇴근하면서 아몬드를 사온 남편은....
- 수진이 이거 먹고 공부 열심히 하여라(남편)
- 아빠 이거 먹으니까 턱 아퍼... 그만 먹을래..(작은딸)
- 아빠 엄마도 아몬드 좋아해...(큰딸)
- 두었다가 수진이 먹어(남편)
쟁반국수 좋아하는 작은딸과 나.
족발을 배달 시키면 따라 오는 쟁반국수.
열심히 비벼서 남편 먹으라고 남편 앞에 놓아 주었더니
- 이거 수진이 좋아하지 많이 먹어(남편)
- 오빠 먹으라고...(나)
- 아빠 이거 엄마도 좋아해(큰딸)
- 아빠 드시라고 엄마가 드렸잖어(작은딸)
- 너 그냥 먹어..(남편)
우리가 타던 차 시동생 주었더니 동서가 돈이 너무 들어간다고 나에게 투덜거린다.
맞장구 치면서 서로의 남편들 행동과 결정을 놓고 뒷담아를 늘어 놓은 다음....
- 오빠 동서가 우리 똥차받고 서방님이랑 싸웠다는데....(나)
- 재수씨가 그거로 동생과 싸웠을리가 없어(남편)
- 엄마 정말 작은 엄마가 아빠차를 똥차라고 했어(큰딸)
- 내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냐고....(나)
- 아니지... 재수씨가 그런말을 할 사람이 아니지(남편)
- 젠장할........(나)
늘 내편이 아닌....
남의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남편이라서 남편이란 이름이 붙어 다닌다는 말.
그것을 실감하면서 살고 있는 조금은 불쌍한 나.
나중에 늙으면 나한테 수발 들어 달라 하지말고, 작은딸 보고 수발 들어 달라고 투정을 부리는 나.
언제나 내편이 아닌, 남의편만 들어주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20년 넘게 한이블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고,
세명의 아빠이니......끝까지 책임지고 알콩달콩 살아봐야지...........^^